‘라인’도 모바일결제 가세…글로벌 각축전

페이팔·알리페이 빅2 구도에 도전자들 잇따라

일반입력 :2014/10/10 16:04    수정: 2014/10/10 17:07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에 이어 네이버 ‘라인’이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알리페이와 미국 페이팔 등 세계 빅2가 주도하던 온라인 결제 시장에 국내 IT 기업들도 막강한 회원수를 가진 메신저 플랫폼을 앞세워 속속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애플이 발표한 애플페이, 페이스북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움직임까지 더하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한바탕 대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0일 라인이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연내에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라인서비스가 전 국민적인 서비스로 보급된 일본에서는 충전 방식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도 라인페이를 통해 제공된다. 단, 국내 출시는 일본·태국·대만 등에 밀려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획이 나온 단계는 아니다.

라인페이가 정식 상용화되면 라인 이용자들은 라인 및 라인 관련 서비스, 그리고 제휴 매장이나 웹과 앱에서 라인페이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단, 라인페이는 신용카드만 등록해 사용이 가능한데, 일본에서는 편의점 및 제휴 은행에서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일본 이용자들은 라인페이를 통해 지인끼리 돈을 주고받는 송금 및 출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앞세워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지 한달여만에 라인이 경쟁자로 나선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는 오픈한지 한 달여 만에 순 가입자 수가 120만을 넘어서며 쾌속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여느 간편결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기기에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미리 등록한 뒤 제휴사이트에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카카오페이는 카톡 국내 가입자 수 3700만을 앞세워 단기간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LG CNS와 손잡고 가맹점을 늘리는 중이며, 이미 5대 홈쇼핑과 소셜커머스 위메프, 배달앱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과 계약을 맺었다. 제휴 카드사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려있어 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 회사는 전자지갑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도 한 달 여 앞두고 있다. 금결원의 보안성 심사와 약관심사를 마치고 다음 달 초 서비스를 오픈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현 계획이다. 뱅크월렛은 하루 최대 50만원 충전, 10만원 이체가 가능한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다. 라인이 일본에서만 도입하기로 한 라인페이의 송금 서비스가 이와 유사하다. 식사 할 때나 경조사비를 내야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외 인터넷 업체들이 금융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지급결제를 포함한 모마일 금융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는 4993만 명, 금액은 1조413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4.6%, 46.9% 늘어난 수치다. 해외 시장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에는 전세계 성인 인구의 32%에 해당하는 17억5천만 명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준(약 8억 명)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는 미국 이베이의 ‘페이팔’과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이 패권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제공 중인 알리페이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가입자 수만 8억2천만 명에 이르고, 최근에는 일부 국내가맹점에 알리페이가 입점하는 등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아직은 중국인 가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진출을 계기로 페이팔을 넘어서기 위한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13억 사용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도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이 유력시 되고 있다. 테크크런치, 벤처비트 등 주요 IT매체들은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오드류 오드라는 학생의 제보를 근거로 페이스북 메신저에 결제 기능이 숨겨져 있다고 최근 앞 다퉈 보도한 바 있다.

제보자인 오드에 따르면, 앞으로 페이스북이 선보일 결제서비스는 메신저에서 모바일 결제가 마치 사진이나 위치를 첨부하듯 손쉽게 이뤄질 전망이다. 별도로 은행 계좌에 연결할 필요도 없다. 또 오직 직불 카드로만 사용이 가능한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해온 정황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포착돼 왔다.지난달 보안 전문가 조나단 즈지아스키는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결제기능과 관련된 코드를 찾았다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하기도 했다.

여기에 애플이 최근 ‘아이폰6’와 함께 NFC 기반의 ‘애플페이’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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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금융, 결제시장을 가로막아왔던 각종 규제장치들이 해소되고,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단기간에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동안 보안문제, 사업영역 문제로 시장형성이 불가능했던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인터넷전문가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발언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결제 시장의 각종 규제들이 크게 완화되는 분위기고,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와 액티브X 대체 기술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어 간편결제 시장의 열기가 더 타오를 전망”이라면서 “가맹점 확보와 보안성 확보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