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된서리'에 삼성·LG전자 '곡소리'

판매량 절반 이하로 뚝…출고가 인하 압박까지

일반입력 :2014/10/10 16:46    수정: 2014/10/10 16:47

송주영 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뒤 보조금이 줄었다며 소비자들이 아우성인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도 곡소리를 내고 있다.

이 법 시행 이후 판매량이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반면에 이동통신 서비스 3사는 보조금을 줄인 만큼 적은 비용으로 과거와 같은 매출을 올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후 이동전화 요금 인하 여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구매가 올랐는데 제조사가 울상인 이유

정부와 업계 일부가 단통법을 추진할 때 대부분의 소비자가 이를 반대한 이유는 결과적으로 단말기 구매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기 대문이다.

법 시행 초기여서 더 두고 봐야 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 예측이 적중하고 있다. '쥐꼬리 보조금'이라며 정부를 집중적으로 성토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뒤늦게 이를 알고서 “보조금이 생각보다 낮다며 단말 출고가 인하와 함께 보조금 확대를 요구하고 나설 정도였다.

소비자들이 비싸게 단말기를 산다면 제조사들은 당연히 웃어야 할 일이다. 그만큼 더 많은 돈이 제조사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반대이다.

시장이 큰 폭으로 줄어 매출이 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이달 1~7일 신규, 번호이동 가입건수는 모두 17만8천건이다. 하루 평균 가입자수는 약 2만8천500건으로 지난달 일평균 판매량 6만4천건의 절반 이하다. 소비자는 과거보다 더 비싸게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제조사에게는 득될 게 없다.

■삼성전자 IM영업이익율 8% 수준 하락 전망

글로벌 환경도 좋지 않아서 제조사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분기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이 1조8천억~2조2천억원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글로벌적으로 1억대 가까이 팔고서 올린 것이다. 그나마 지난 2분기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이 4조4천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분기만에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15.5%에서 3분기에는 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흑자전환한 LG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도 높지 않다.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 2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LG전자의 2분기 매출은 3조2천억원에 영업이익은 85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3%였다. 3분기에는 G3의 호조로 영업이익률이 3%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팬택은 만성 적자다.

적자인 팬택을 빼고 LG를 기준으로 해도 이제야 고작 살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죽을 맛인데 출고가 인하 압박까지…

제조사는 사업 환경이 날로 악화하하는데 출고가 인하 압박까지 겪고 있다. 보조금을 줄였다면 그만큼 출고가를 내려야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이미 출고가가 낮아질대로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해 90만~100만원대의 프리미엄폰이 올해는 70만원대에서 90만원대로 10만원 가량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를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전작대비 11만원 낮춰 95만7천원에 내놨다.

갤럭시S5의 경우 86만6천원에 출시됐으며 팬택 베가아이언2는 78만3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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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는 또 시장이 지금과 같이 흘러가면 팔리지 않는 제품부터 가격할인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품 할인은 정부 강요가 아니라 시장이 조절한다는 논리다.

일부 전문가들은 프리미엄폰의 출고가 인하를 압박할 게 아니라 다양한 중저가폰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첨단 기술과 높은 원가가 들어가는 제품은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오래됐거나 대중적으로 만든 제품은 조금 더 낮은 가격을 받는 시장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