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오라클 '자바 전쟁' 막판까지 간다

구글, 대법원에 청원…받아들여지면 또 한 차례 공방

일반입력 :2014/10/10 08:21    수정: 2014/10/10 13:4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자바 전쟁' 2차전에서 역전 KO패한 구글이 대법원 상고를 요청했다. 상고가 받아들여질 경우 구글은 막판 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구글이 미국 대법원에 자바 소송 최종 판결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안드로이드가 자바 API를 적용한 것이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하느냐는 부분이 핵심 쟁점. 1심 재판부는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항소심에서 이 판결이 뒤집히면서 구글이 큰 위기에 처하게 됐다.

대법원이 항소법원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게 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만들 때마다 엄청난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

■ 1심은 구글, 1심은 오라클이 승리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전쟁’은 지난 2010년 시작됐다. 한 해 전인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자마자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에선 구글이 완벽하게 승리했다. 2013년 5월 1심 재판부는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권을 침해한 부분은 인정했다. 하지만 자바 API를 활용한 것은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면서 사실상 구글 승소 판결을 했다.

구글과 오라클 간의 1심 재판에선 특히 중요한 이슈가 제기됐다. API를 특허권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1심 재판부는 API 자체는 특허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오라클은 곧바로 항소했다. 오라클은 항소심에서 크게 두 가지 주장을 했다. 우선 오라클은 자바 API도 특허권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제 하에 구글의 자바 API 활용 역시 공정 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전쟁은 올 초부터 IT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구글이 패소할 경우 안드로이드 진영 자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오라클은 항소이유서에 안드로이드를 연상시키는 ‘앤 드로이드’란 가상의 소설가까지 등장시키면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항소심에선 오라클의 주장이 빛을 발했다. 지난 5월 항소심 재판부는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API를 적용한 것은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이란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법원은 “구글이 독자적인 API 패키지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구글이 자바 API를 무단 도용했다고 판결했다. 특히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가 ‘공정이용’을 잘못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리를 근거로 항소법원은 “37개 자바 API 패키지의 코드와 구조 등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 대법원서도 구글 패소 땐 안드로이드 진영 '휘청'

구글 입장에선 오라클과의 자바 전쟁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패배할 경우 ‘안드로이드 맹주’란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오라클에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할 경우 지금처럼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집을 때부터 구글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문제는 미국은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해서 곧바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대법원 재판부가 수용 의사를 밝혀야만 상고심 재판이 열릴 수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오는 11월7일까지 구글의 상고를 받아들일 지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대법원이 구글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세기의 자바 전쟁은 미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나게 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