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 韓게임시장 점령…규제 풀어야"

일반입력 :2014/10/07 11:43    수정: 2014/10/07 18:28

특별취재팀 기자

<세종=이도원, 김지만 기자>한선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통해 산업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에 빼앗긴 국내 게임 시장의 현 상황을 지적했다.

이날 한선교 의원은 서면 자료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게임 산업 격차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 의원이 문화부 및 게임산업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세계시장의 한국과 중국의 온라인 게임시장 비중 격차는 2007년 한국이 10.2% 앞서 있었으나 2008년부터 역전돼 2012년에는 -15.2%로 추월을 허용했다.세계시장에서 온라인 게임 매출액 또한 2007년에 한국시장은 29억달러(약 3조 900억원), 중국시장은 20억 달러(약 2조 1천억원)로 한국 시장이 좀 더 앞서있었으나 2008년부터 역전을 허용했다. 2012년에는 한국시장 60억 달러(약 6조 3천억원), 중국시장 92억달러(약 9조 8천억원)로 약 32억 달러(약 3조 4천억원)나 뒤쳐져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의원은 이 같은 이유로 세계 게임시장에서 중국의 경우 자국의 게임산업 진흥 정책에 힘입어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자국의 게임산업 규제 정책에 따라 증가폭이 미미했다고 전했다.

또 이와 같은 사실은 국내 기업의 중국 자본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게 큰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중국의 텐센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업체가 개발한 게임을 중국에 공급하는 유통업체에 불과했으나 이후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총 145조원에 육박하는 게임 분야 매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CJ 게임즈에 5천 3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것은 물론 신생 게임사인 NSE엔터테인먼트, 리로디드스튜디오 등 지분 투자 형태로 투자한 금액만 600억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텐센트 외에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쿤룬, 창유, 공중망, 라인콩이 한국 게임시장에 진출을 예고하거나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 게임시장을 점차 중국 시장에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국내 게임산업이 중국 거대자본들의 경쟁 대상이 된 이유는 정부가 지난 수년간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취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이 자본투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해외, 특히 중국 뿐이었던 것으로 이로써 국내 기업의 매출액의 일부는 결국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의원은 국내 게임 시장에 이런 변화가 생겼음에도 정부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중국 기업과 자본이 얼마나 국내에 유입됐는지, 국내 중소기업들을 얼마나 흡수했는지에 대한 통계가 없다며 심지어 대한민국게임백서에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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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한선교 의원은 통계는 정부가 정책을 집행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데이터 조차 없다는 것은 문제다며 4조원에 가까운 국내 게임시장이 중국에게 빼앗겼고 중국 자본에 의해 국내 게임기업의 수익액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한 의원은 국내 게임산업이 중국 등 세계시장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불합리한 중복규제를 완화하고 글로벌에 맞는 규제 정책을 마련하는 등 규제에서 진흥으로의 정책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