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네이버 벽 넘을까?

오늘 합병법인 공식 출범

일반입력 :2014/10/01 07:01    수정: 2014/10/01 08:13

또 하나의 IT 거대 기업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 검색포털 업계 절대 강자였던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의 막강한 가입자 수와 다음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검색 기술력이 만나 시장에서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1일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이날 공식 기자 회견을 열고 합병법인의 청사진을 공개한다.

오늘 행사는 그 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이사 선출과 새로운 사무실 확정, 그리고 조직개편 등을 추진해온 다음카카오가 앞으로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최세훈 다음 대표를 비롯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 주요 임원들이 자리할 예정이며, 보다 구체적인 조직 체계와, 양사의 협력 방안들을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는 한메일·카페·아고라 등으로 국내 검색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다음과, 2009년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기간 급성장한 카카오의 만남을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 국내 검색 시장 주도권을 네이버에 내준 다음이 카카오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 시장 재탈환을 노려볼만 하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지금의 네이버의 성공을 이끌었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고의사결정권자로 나섰다는 점 때문에도 국내 IT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2조1388억원(9월30일 종가기준)으로, 카카오의 기업 가치가 더해질 경우 업계는 다음카카오가 10조원에 달하는 IT 공룡기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날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 26조6009억원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는 다음카카오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작년 매출로 비교하면 다음카카오는 7517억원, 네이버는 2조312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다음카카오가 1478억원, 네이버가 5241억원을 달성했다. 다음카카오는 검색 광고와 카카오 게임 매출, 네이버는 포털 광고와 라인의 캐릭터·게임 등 글로벌 매출이 주 수입원이다.

실적 차이만큼이나 네이버와 다음은 점유율에서도 아직 큰 격차를 보인다. 웹검색 점유율에서 네이버가 약 75%, 다음이 19.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바일에서는 각각 81.5%·14.9%로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반면 카카오는 다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무료 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이 92%로 압도적으로 높다. 2위인 라인(4.3%)과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수치를 보인다. 다음이 운영하는 마이피플(2.1%)은 라인의 반토막 수준이다.

다음만 놓고 보면 웹과 모바일 모두 네이버에 뒤지지만 카카오톡 이용자 풀과 점유율을 등에 업을 경우 역전이 가능한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다.

카카오가 최근 출시한 뉴스 콘텐츠 제공 앱인 ‘카카오토픽’과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면 다음카카오의 경쟁력은 더욱 확고해진다. 여기에 6400만 가입자 수를 확보한 SNS ‘카카오 스토리’도 모바일에서의 다음카카오 경쟁력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이 집중적으로 고도화하고 집중 투자해 온 다양한 검색 서비스와, 카카오의 간편결제 시스템 ‘카카오페이, 그리고 모바일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 등이 하나둘씩 선보여지고 있어 다음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순순히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의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미 네이버 웹과 앱의 점유율이 월등히 높고, 글로벌 메신저 ‘라인’과 폐쇄형 SNS ‘밴드’가 시장에 깊이 뿌리를 박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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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라인은 일본을 중심으로 전세계 5억 명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어 1억5800만 명에 그치고 있는 카카오톡을 한참 전 따돌렸다. 밴드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다음 및 네이버 카페를 추월하는 등 새로운 모임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가 몰고 올 국내 인터넷환경의 변화가 생각보다 파급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음의 국내 검색 서비스 및 기술 경쟁력과, 카카오의 안정적인 이용자 풀이 조화를 이룰 경우 국내에서만큼은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와 충분히 겨뤄볼만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