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내일 출범…인터넷 판 바뀔까?

시총 10조 IT기업 ‘다음카카오’, 10월1일 출범

일반입력 :2014/09/30 14:08    수정: 2014/09/30 15:56

내일이면 기업가치 10조원에 달하는 또 하나의 국내 거대 IT기업이 탄생한다.

국내 검색 포털의 2인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 하는 카카오의 합병 법인이 10월1일 공식 출범하는 것. 네이버가 독주하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내달 1일 오전 11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합병 법인 출범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다.

회사는 이 자리를 통해 신임 대표 등 확정된 주요 임원 소개와, 새로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나아가 다음카카오의 향후 계획과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 최세훈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다음카카오 신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다음 측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계획이다.

■다음카카오, 업계 파급력은?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은 약 2조2250억원으로,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더해질 경우 합작법인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비록 네이버 시가총액 26조864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는 웹(다음)과 모바일(카카오)의 강자가 피를 섞는 만큼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국내 가입자 수가 37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다음이 가진 검색 경쟁력과 카카오가 가진 막강한 회원풀이 효율적으로 결합할 경우 기존 인터넷 시장의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카카오는 뉴스 앱 ‘카카오 토픽’을 통해 다음 서비스와의 접목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너지 방안을 구상 중이다. 다음 검색과 카카오톡과의 직접적인 연계도 기대해볼만 하다.

웹에서는 네이버가 시장 점유율 약 75%를 차지해 여전히 절대 강자지만, 모바일에서만큼은 다음카카오가 네이버를 누르고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다음과 카카오의 결합이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네이버가 글로벌 메신저 ‘라인’ 등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반면, 다음과 카카오 모두 해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만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성도 존재한다.

■각자 경쟁력 높여온 다음과 카카오

그럼에도 다음카카오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크다. 네이버의 독주와,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급성장 추세인 구글을 견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력으로 다음카카오가 부상해 건전한 인터넷 경쟁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올해 검색 품질 개선과 서비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 다음과 카카오의 발 빠른 사업 확장에 많은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다음은 올해 대표적으로 ▲지상파 및 케이블 등 전파를 수신해 전파에 흐르는 음악을 자동으로 인식함으로써 실시간으로 곡 정보를 알려주는 '방금그곡' ▲검색 이용자가 즉석에서 간편하게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문서 자동 분석 및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한 '바로이거' ▲이용자 행동 패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질의에 대해 최적의 이미지를 찾아주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검색'을 선보였다.

또 직접 가보지 않고도 실제 현장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로드뷰와 스토어뷰 등으로 지도 서비스를 다양화했으며 '도보 길찾기'·'실시간 교통 정보'·'자동차 경로비교' 등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들을 추가했다. 아울러 사용자가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를 후원하는 뉴스펀딩 서비스를 오픈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과 뉴스와 블로그 등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한 데 모은 ‘카카오토픽’ 앱을 최근 잇달아 출시하는 등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한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 출시에 이어,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도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사를 거쳐 내달 말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가맹점과 제휴 카드사 늘리기에 주력하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합병 준비 끝…다음 달 14일 코스닥 거래 시작

다음카카오는 지난 29일 공식 홈페이지 오픈을 위한 사전 이벤트 페이지를 선보였다. 이 사이트는 정식 합병에 앞서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티저 형식의 다음카카오 공식 홈페이지다.

이에 앞서 다음카카오는 조직개편 등 합병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으며, 임금 격차를 줄이고자 다음 직원들의 임금을 소폭 인상하기로 확정지었다. 업계에서는 다음 직원들의 임금이 10~15% 수준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판교와 한남동으로 떨어져 있던 직원들을 판교 한 곳에 모으기로 결정하고, 본사는 기존대로 제주에 두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 단 다음과 카카오 임직원 1700여 명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적당한 공간을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이전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합병법인 조직은 김범수 의장 밑에 이석우 대표와 최세훈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는 그림이 유력하다. 공동대표 아래 10개의 팀 조직이 꾸려질 예정이며, 팀 명칭과 규모 등은 합병 법인 출범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자 수평구조를 만들고, 팀 아래 파트와 셀 등의 하위 조직을 둔다는 방침이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신주는 다음 달 14일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카카오 주주들은 2764만3880주에 달하는 카카오 주식을 반납하고 4300만434주의 신주를 받게 된다. 신주가 상장되면 기존 다음 주식 1323만229주에 더해 5623만663주가 거래된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를 20만원 선으로 맞춰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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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네이버에 맞서 다음카카오가 어깨를 나란히 할만 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웹 검색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쌓아온 다음과 모바일 시장에서 막강한 회원풀을 보유한 카카오의 합병으로 인터넷 생태계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목표는 단순히 기존 국내 검색 포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최세훈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 주요 이사진들이 참석할 예정인 공식 간담회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