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게임, 21세기 바꾸는 새 패러다임"

일반입력 :2014/09/23 10:34    수정: 2014/09/23 12:07

박소연 기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3일 서울 삼성동 엔(&)스페이스에서 ‘게임과 인터넷’을 주제로 ‘제 7차 굿 인터넷 클럽 50’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교양학부)가 ‘게이미피케이션’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또한 건국대학교 하지현 교수(정신건강의학과)와 정상권 블루클라우드 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해 좌담을 나눴다.

진중권 교수는 발제를 통해 “뉴미디어는 항상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위험한 것으로 느껴지게 마련이지만 어찌됐든 게임은 21세기 문화 전체를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게임의 전략과 사고를 게임이 아닌 일상의 영역에 적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의식적 및 무의식적 활용이 사회 전반을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일종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비행 훈련을 하는 것이나 서바이벌 게임을 예능 프로그램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슈퍼스타 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예다.

진 교수는 이어 “현재는 게임을 새로운 유형의 예술로 바라보기 시작한 단계 정도지만 21세기에는 모든 예술이 어떤 식으로든 게임의 논리를 자기 안에 받아들이도록 요구받을 것”이라며 “게이미피케이션은 원래 의식적인 측면을 말하지만 무의식적인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진행된 좌담 순서에서는 ‘한국사회와 게임’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정상권 블루클라우드 본부장은 “해외의 경우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처럼 게임을 단순히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정부와 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게임업계는 다른 산업보다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게임이 이렇게 지탄받아야 할 산업인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를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학부모의 시선이 게임을 자녀 통제 방해물로 보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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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현 교수는 “게임은 이미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상태로 사회문제의 현상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핵심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게임이 청소년들이 기타 문제행동으로 가지 않도록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라며 “게임중독이 실제로 있을 수 있겠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질환이 아닌 우울증, 사회공포증 등 기존 다른 질병의 증상일 뿐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지금은 기술적 상상력이 대두되는 시대로 게임을 수동적으로 이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게임문화 비평이나 게임 개발교육 등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며 “게임에 대한 담론 역시 네거티브 공세에 방어하는 자세만 취할 것이 아니라 게임의 인문학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