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김범수, 외나무다리 ‘모바일 경쟁’

다음카카오 10월 합병법인…대혈투 예고

일반입력 :2014/08/27 16:41    수정: 2014/08/29 17:13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양사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는 것.

양사 모두 라인과 카카오톡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1위 싸움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양사를 진두지휘해온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한솥밥을 먹던 사이에서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놓고 최대 적으로 만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로부터 합병 승인을 얻고 오는 10월1일 합병법인을 출범키로 했다.

이날 양사는 새 법인의 이사진으로 김범수 의장과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최세훈 다음 대표를 사내이사로, 조민식 전 삼정 KPMG 본부장, 최재홍 원주대 교수, 피아오 얀리 텐센트 부사장, 최준호 연세대 부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 모바일 플랫폼 시장 승자는

그동안 네이버가 웹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면 모바일 시장에서의 승부는 아직 물음표다. 네이버가 웹에서의 경쟁력을 모바일로 옮겨오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일정부분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카카오의 모바일 경쟁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3천500만면에 이르는 국내 이용자와 1억4천만명의 글로벌 가입자가 주고받는 하루 1억개의 대화창, 65억개의 ‘카톡’은 카카오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날 이석우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을 통해 모바일 시대, 그리고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밝힌 부분도 네이버에 향후 모바일에서의 한 판 승부를 예고하는 도전장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다음카카오는 향후 IT모바일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카카오톡’이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음이 보유한 콘텐츠 경쟁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다음카카오는 상반기 오픈예정이었던 뉴스 매거진 서비스를 비롯해 ‘간편 결제’, ‘뱅크월렛’ 등 금융서비스, 콜택시 사업 등 다양한 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해 생활 깊숙이 파고든 네이버와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 한게임 성공신화, 모바일에서는

사실, 세간의 관심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향후 어떤 경쟁을 펼친 것인가에 대한 것보다 다음을 흡수한 김범수 의장이 향후 네이버와 어떻게 ‘맞장’을 붙느냐다.

김 의장의 이력 때문이다. 과거 한게임을 창업해 벤처 신화를 일궈냈던 그는 이후 2000년 이해진 의장과 손잡고 네이버로 합병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이후 홀연히 회사를 떠났다.

이후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하고 여기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평정한 카카오톡으로 금의환향했다. 반면, 이해진 의장이 이끄는 NHN은 지난해 8월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와 분할을 결정하면서 다시 네이버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한게임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이 다음을 흡수합병하며 다음카카오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해진 vs 김범수’ 구도가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 외에 케이큐브벤처스로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한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이 같은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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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1위를 다툴 수밖에 없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향후 승부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