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플래시 선보이는 넷앱의 변명

타이 맥커니 넷앱 부사장 인터뷰

일반입력 :2014/08/26 16:23    수정: 2015/04/22 09:29

넷앱이 '플래시레이(flashray)'라는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을 곧 출시한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업체와 신생 벤처간 혼전 양상인 올플래시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만큼, 차별화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최근 플래시 총괄 임원인 타이 맥커니 넷앱 부사장은 9월 플래시 스토리지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며 올플래시 시장에서 제품 자체 경쟁력보다 통합성을 더 중시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독일, 미국, 일본 지역에서 선별된 특정 고객사들에게 시범 도입된 플래시어레이 정식 버전을 더 많은 시장에 확대 공급할 것이라며 넷앱은 올플래시 업계의 신생 벤처업체들이 제공하는 것보다 업무 프로세스, 신뢰성 면에서 나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넷앱은 지난해 2월 운영체제(OS)를 포함한 기반 기술부터 자체 개발한 '플래시레이' 상용화를 예고했다. 선제적으로 올플래시 흐름에 대응하려는 의지였다. 그러나 출시 시점을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루면서 경쟁사들에게 선점 기회를 빼앗겼다. 정식 출시 대신 제한된 고객 대상으로 시범 도입 체제를 이어왔다.

맥커니 부사장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당초 일정보다 몇개월 출시가 늦어졌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플래시레이를 통해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거라 자신했다. 그간의 메시지에 비해 특별히 새로울 건 없었지만 경쟁사대비 제품간 통합성 및 역할분담을 유독 강조한 모습이었다.

넷앱은 이미 잘 팔리고 있는 2가지 제품군(디스크기반 SAN스토리지 E시리즈와 유니파이드스토리지 FAS시리즈)을 플래시 기반으로 판매해 왔습니다. 이미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는 상황이었어요. 반면 당시 경쟁사들은 (올플래시 트렌드를 뒤쫓기 위해)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의 단일 제품을 급히 출시해 파는 시점이었고요.

맥커니 부사장은 넷앱보다 일찍 올플래시 시장에 뛰어든 벤처업체나 다른 중견급 이상 기업들은 서두르느라 기존 솔루션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제품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반면 넷앱은 오래전부터 스토리지 제품에 플래시 기술을 다뤄 왔고 올플래시 트렌드가 불붙은 시점에도 비교적 차분히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넷앱이 스토리지솔루션에 플래시 기술을 부분적으로 적용, 판매한 게 8년 전부터입니다. 올플래시에 특화된 '플래시레이'를 준비하며 (FAS와 E 시리즈같은) 기존 플랫폼을 플래시에 최적화하는 노력도 병행했죠. 기존 고객 중 성능을 중시하는 이들에겐 올플래시를, 그렇지 않은 경우 하이브리드 기술을 공급할 겁니다.

이런 맥커니 부사장 말을 종합해보면 '플래시레이'와는 별개로 올플래시 트렌드에는 충분히 대응해 왔다는 뉘앙스다. 실제로 넷앱은 디스크 기반 SAN스토리지 'E시리즈'와 유니파이드스토리지 'FAS시리즈' 저장매체로 플래시를 일부 탑재하거나 아예 플래시로 전면 교체한 'EF' 시리즈와 '올플래시FAS'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모든 회사가 올플래시를 필요로하진 않을 겁니다. 넷앱 매출의 70%는 (디스크와 3~5% 정도 소량의 플래시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스토리지에서 나와요. 이 분야가 대다수의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많은 매출 기회를 가져다 줍니다. 다만 레이턴시, 성능에 민감한 고객사들이 경쟁우위를 위해 올플래시 도입에 관심이 높아요.

그는 넷앱의 기존 2가지 제품군만으로도 광범위한 대응이 된다고 주장한다. 데이터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성능을 높이려는 고객들에겐 SAN기반 E시리즈를, SAN과 NAS를 혼용하고 스토리지 관리기능으로 성능을 높이려는 고객들에겐 FAS시리즈를 제공하면 된다는 식이다. 모두 디스크, 플래시, 하이브리드 형태를 지원한다.

맥커니 부사장에 따르면 주류 고객들은 비용대비 효율 면에서 유리한 하이브리드 스토리지에 만족한다. 올플래시의 고성능을 찾는 이들은 짧은 지연속도와 대규모 시스템의 클라우드 인프라 성능을 높이길 원하는 금융권, 항공사, 거대 호텔체인, 에너지 업계 등 대기업 시장 위주다.

이처럼 2가지 제품이 다양한 하이브리드 및 올플래시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하는데 넷앱이 굳이 플래시레이를 만들게 된 이유는 뭘까. EF와 올플래시FAS로는 채울 수 없었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즉 풍부한 데이터관리기능을 갖춘 SAN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를 필요로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플래시레이는 SAN기반이고, 데이터관리기능을 풍부하게 갖춘 게 장점입니다. 기존 FAS와 E 시리즈의 '데이터온탭'과는 전혀 다른 새 운영체제(OS) '마스(MARS)'를 탑재했죠. 플래시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는 넷앱 스토리지에서 이 MARS를 통해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어요.

그는 플래시레이에 탑재된 MARS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OS라 표현하면서도 기존 넷앱 스토리지OS '데이터온탭'과 긴밀한 연계성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벤처업체를 인수한 경쟁 제조사들과 달리 자체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기존 스토리지 환경과의 통합을 매우 중시해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넷앱은 플래시레이를 준비하면서 데이터온탭과 MARS간의 자연스러운 데이터 이동 문제 등 연결성을 중점 고려했기 때문에 비교적 시간을 들여 제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예고 시점보다 출시는 늦었지만, 기존 포트폴리오를 더 잘 완성시킬 수 있었죠. 올플래시 제품이 중복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각자 역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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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넷앱은 EF, 올플래시FAS, 플래시레이까지 3가지 올플래시 제품군을 통해 벤처업체인 퓨어스토리지나 바이올린메모리, 타 업체를 인수한 EMC의 익스트림IO나 IBM의 플래시시스템, 디스크 장비의 저장매체를 플래시로 바꾼 HP 3PAR 스토어서브7450이나 후지쯔 이터너스DX200F 등 온갖 올플래시 제품과 경쟁해 나갈 셈이다.

많은 업체들이 성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이는데, 물론 중요하지만 신뢰성과 안정성도 중요합니다. 이건 기존 인프라와의 통합을 전제해야 됩니다. 주요 고객들은 신뢰성이 먼저고 그 다음 성능, 마지막으로 가격을 말합니다. 올플래시어레이라는 기술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 융합, 통합을 필요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