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음악들, 게임 밖으로 나오다

일반입력 :2014/08/18 10:24    수정: 2014/08/18 10:31

박소연 기자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게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 울려 퍼졌다. 서울시 청년창업기업 ‘개울에서 바다가’의 주관으로 게임 OST 플래시몹 오케스트라 무대가 마련된 것. 오케스트라는 ‘게임, 마약인가, 문화인가.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주제로 인기 게임들의 OST를 연주했다.

인기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모두의 마블’ ‘아이러브파스타’의 주제곡에 이어 ‘스타크래프트’ 테란 종족 테마곡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소환사의 부름’ 주제곡, 게임 부문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문명4’의 ‘바바예투 등이 오케스트라로 연주되자 시민들은 자연히 발길을 멈췄다.

이날 연주회를 일례로 최근 게임 음악들은 게임 밖으로 나와 게임이 가지고 있는 문화성을 드러낸다.최근 비틀즈의 멤버 폴 메카트니(Paul McCartney)가 번지(Bungie)의 신작 게임 ‘데스티니(Destiny)'의 테마곡을 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폴 메카트니가 9월 출시 예정인 데스티니의 테마곡을 싱글 앨범으로 발매할 예정이라는 것. 폴 메카트니는 이미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곡한 데스티니 테마곡을 풀 오케스트라로 녹음했으며 게임 출시 이후 앨범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며 음악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폴 메카트니가 게임 테마곡을 제작해 자신의 앨범으로 발매한다는 소식은 세계 음악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행보는 국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가수 윤종신이 모바일 게임 네시삼십삼분(대표 소태환)의 ‘회색도시’를 주제로 한 음악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윤종신은 게임을 플레이해 본 후 게임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 신곡을 제작할 예정으로 신곡은 ‘월간 윤종신’의 내달 타이틀곡으로 소개된다. 게임 OST 형태가 아닌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유명 뮤지션들의 게임 음악 참여가 이어지는 이유는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특유의 콘텐츠성 때문이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분위기 등이 뮤지션들에게 음악 제작에 필요한 영감을 주는 것.

이미 게임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임 OST가 타 장르와 결합하기도 한다.넥슨(대표 박지원)의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6월 OST 앨범 ‘WORLD’를 발매했다. ‘WORLD’는 ‘던잰앤파이터’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70여 명 규모의 체코 국립 교향악단 ‘Czech National Symphony Orchestra’가 현지서 실연한 웅장한 오케스트라 12곡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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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지난 6월 모바일 MMORPG ‘영웅의 군단’의 OST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등 다양한 악기들이 무대에 등장해 ‘영웅의 군단’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게임 속 음악들을 연주했으며 게임 주제곡을 부른 가수 린지 박도 무대에 올라 이용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샀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뮤지션과 게임의 콜라보레이션, 유명 뮤지션의 게임 음악 제작 등 최근 게임 음악들의 행보는 게임과 게임 음악이 충분히 문화적 콘텐츠로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최근 게임 속 음악들이 그 음악성을 인정받아 활발하게 게임 밖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게임 음악이 대중과 게임을 잇는 하나의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