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집약적 스타트업 '리멤버'의 비전

명함 기반해 한국형 링크드인으로 성장

일반입력 :2014/08/15 10:22    수정: 2014/08/15 15:12

황치규 기자

언제부터인가 주변에서 명함관리 앱인 '리멤버'에 대해 말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써보니 괜찮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뒤따라 오는 얘기가 있다.

거기는 사람이 직접 입력한다며?

그렇다. 리멤버는 사용자가 명함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사람이 일일이 정보를 대신 입력해준다.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가 사용자 대신 음식점에 전화로 주문해주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래서일까? 일부에서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를 두고 노동집약적 스타트업이라는 우스개소리도 들린다.

고정관념에서 보면 스타트업은 시장을 뒤흔들 최첨단 기술로 중무장하고 기존 시장 판도에 맞서는 것이 어울린다. 몸으로 때우는(?) 스타트업은 어딘가 낯설다.

그런데 드라마앤컴퍼니는 노동집약적인 서비스인 리멤버를 앞세워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나름 이름있는 투자자들이 드라마앤컴퍼니를 지원하고 나섰다. 다음 공동창업자인 ‘프라이머’ 이택경 대표, ‘링크나우’ 정장환 대표, 벤처캐피털인 ‘캡스톤파트너스’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나름 잠재력이 있기에 투자를 받았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의 입에 리멤버라는 이름이 심심치 않게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 SNS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쓴 명함관리앱이 없는데, 리멤버는 계속 쓰게 된다며 만족해 하는 글들도 많다. 명함관리쪽에선 사람의 손이 기계적인 프로세스보다 나을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노동집약적 서비스인 리멤버는 1월 베타 서비스에 들어갔고,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리멤버를 개발한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 대표에게 최근 상황을 물었더니 리멤버 사용자는 8만명, 처리한 명함수는 7월말 기준으로 200만장을 넘어섰다. 사용자가 명함 사진을 찍어 올리면 내용을 대신 입력해주는 이들은 250여명에 달한다.

리멤버는 공짜다. 그러나 일각에선 결국 때가되면 리멤버가 유료화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최재호 대표는 사진을 찍어 올리면 대신 입력해주는 기능은 앞으로도 계속 무료로 제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수익은 유료 부가 서비스를 통해 올리겠다는 것이다.

택배로 받아 스캔해주는 '대량명함 정리대행' 서비스가 그중 하나다. 이 서비스는 100장에 만원이다. 8월까지는 이벤트 차원에서 500장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리멤버는 앞으로도 계속 몸으로 때우는 서비스로 남아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를 명함을 매개로한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모습이다. 한국형 링크드인이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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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대표는 구상은 다 해놨다면서 전부는 아니겠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리멤버를 쓰면서 개인 정보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최재호 대표는 사용자들의 명함첩 정보를 임의로 접근하거나 사용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은 안심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베리사인 통신 보안 인증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