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용 라즈베리파이 클론 등장

일반입력 :2014/08/01 11:10    수정: 2014/08/01 11:14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쓸 수 있는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 호환 컴퓨터가 국내업체 '하드커널'을 통해 출시돼 눈길을 끈다.

하드커널은 지난 2009년 설립돼 현재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에 본사를 둔 소형 컴퓨터 및 개발자용 태블릿 제조사다. 삼성전자 ARM프로세서 엑시노스칩과 부가 입출력 단자 등을 탑재한 반제품(기판형) 컴퓨터 '오드로이드(ODROID)' 시리즈를 주 제품으로 판매해 왔다. 관련 개발자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하드커널은 지난달 29일 공식사이트를 통해 신제품 '오드로이드W'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드로이드W는 웨어러블 기기 또는 사물인터넷(IoT)용 장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판형 컴퓨터의 원조격인 '라즈베리파이(B모델)'의 SW와 완전히 호환된다고 덧붙였다.

오드로이드W는 오리지널 라즈베리파이와의 호환성을 갖기 위해, 그와 동일한 브로드컴 칩을 탑재했다. 기존 오드로이드 시리즈는 엑시노스 칩에 우분투리눅스나 안드로이드 오픈소스SW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라즈베리파이처럼 브로드컴 칩과 함께 사용 가능한 '비 오픈소스' 부트로더와 그래픽드라이버를 동일하게 썼을 것으로 보인다.

하드커널 측은 웨어러블 액세서리 제작도 가능한 초소형 라즈베리파이를 만들기로 결정해 오드로이드W를 내놨다. 이를 위해 기판(PCB)의 사이즈만 줄이고 기존 라즈베리파이의 낮은 전력소비와 뛰어난 리눅스BSP 지원, 26핀 범용입출력단자(GPIO)와 카메라모듈 커넥터같은 부가장치 연결 기능을 살려 놨다고 강조했다.

오드로이드W는 라즈베리파이가 제공하는 기능에 실시간시계(RTC), ADC, UPS, 배터리게이지를 추가했지만 기판 자체의 크기(60×36×7mm)는 원조 라즈베리파이(86×56×21mm)보다도 작다. 가격도 라즈베리파이 B모델 기준 35달러보다 저렴한 30달러(운송비 제외)다. 오는 26일부터 출하된다.

하드커널은 설립 이래로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면서 외국의 IT 및 자가제작(DIY) 분야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출간되고 있는 DIY 무크지 '메이크(Make)' 온라인판은 지난달 30일 오드로이드W 등장 소식을 전하며 이 제품을 '최초의 라즈베리파이 호환 개발보드'라 지칭했다.

메이크 온라인판은 라즈베리파이 호환 보드라는 표현이 재단과의 법적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서 라즈베리파이 재단이 이 제품의 광고에 라즈베리파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며 재단 측은 결국 아두이노(Arduino)와 같은 문제를 오랫동안 겪게 될 듯하다고 평한 것.

아두이노는 오픈소스HW개발자를 위한 소형 컨트롤러다. 라즈베리파이보다 먼저 DIY용 제품으로 소개됐다. 이게 인기를 끌자 '아두이노 클론'이 여럿 등장했다 원조 제조사 측은 지난해 7월 아두이노를 상표등록한다며, 정식 생산 계약을 안 맺고 로열티를 안 내는 '비공인' 제품은 아두이노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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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매체 더레지스터도 이 장치의 공식 명칭은 오드로이드W인 것 같은데 기판에 라즈베리파이의 심볼이 인쇄된 게 눈에 띈다고 지적하며 어쩌면 이 공식 명칭이 라즈베리파이(재단)측에서 (법적으로) 대응할 소지가 있는 민감한 부분을 반영한 걸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하드커널은 오드로이드W에서 원조 라즈베리파이의 데비안 기반 데스크톱용 리눅스 운영체제 '라즈비안'이 부팅과 GUI 실행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동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재했다. 기판에 USB호스트 단자, 라즈비안이 설치된 마이크로SD카드, 무선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을 위한 USB동글, 마이크로HDMI와 리튬폴리머 배터리까지 장착한 뒤 전원을 켜자 리눅스 커맨드라인 화면을 띄우기까지 30초 가량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