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은행, ‘스마트한’ 결제 확산될까?

경쟁사 “모바일 결제 시장 커져 상생 기대”

일반입력 :2014/07/23 10:52    수정: 2014/07/23 18:37

#. A팀장은 매일 점심 식사 시간이 부담스럽다. 종종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식대를 폼 나게 쏘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각출해서 걷자고 하기엔 번거롭고 자존심이 상한다. 그런 그에게 카톡 지인 간 소액을 주고받을 수 있고 직접 결제도 가능한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곧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 평일 내내 야근에 시달린 B대리는 인사고과를 앞둔 시점에 주말마저 직장 상사 결혼식에 불려가게 됐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보니 예식 시간 10분 전. 갈 수도 없고, 누구에게 축의금을 부탁하기도 힘든 애매한 상황. B대리는 차선책으로 모바일 지갑을 이용해 직접 상사 계좌로 축의금을 송금한 뒤, 모바일 메신저를 실행시켜 하트 이모티콘으로 미안함을 표했다.

카카오가 이르면 올 9월 ‘모바일 지갑’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소식에 ‘스마트한’ 소비가 확산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안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점차 현금 결제가 사라지고, 번거로운 인증절차를 거쳐야 했던 모바일 결제가 보다 편리해져 널리 사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존 유사한 서비스를 해온 스타트업 기업들도 카카오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송금 및 결제 서비스 시장의 장벽을 낮추고 파이를 키워준다는 측면에서 걱정보다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을 서비스 하는 카카오는 소액송금 및 결제가 가능한 ‘뱅크월렛 카카오’를 이르면 올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15개 내외의 은행사와 손잡고 선보일 뱅크월렛 카카오는 사용자가 해당 앱을 내려받아 가상계좌를 만든 뒤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단, 하루 충전 한도는 50만원이며, 이체 한도는 1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옐로페이’(인터파크),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기존에 선보여진 모바일 지갑에 비해 뱅크월렛 카카오가 갖는 경쟁력은 3천600만 명에 달하는 카톡의 막강한 국내 가입자 수다. 간단한 동의 절차만 거치면 뱅크월렛 카카오를 통해 카톡 친구들과 소액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다.

최초 인증 시에만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며, 이후에는 간단한 비밀번호 등만 입력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신 돈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양쪽 다 뱅크월렛 카카오 앱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뱅크월렛 카카오를 통해 회식비부터 경조사비 주고받기가 보다 편리해짐은 물론, 향후에는 카톡 내 ‘선물하기’ 및 ‘아이템스토어’ 이용도 손쉬워질 전망이다. 또 카카오가 가진 ‘카카오페이지’·‘카카오뮤직’·‘카카오 스타일’ 등 카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의 이용과 결제에도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뱅크월렛 카카오 가맹점이 전국적으로 늘어날 경우 이용자들의 온·오프라인 결제가 보다 간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프라인의 경우는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을 통해, 온라인은 여러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단, NFC 기능이 없는 아이폰 이용자는 오프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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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관계자는 “뱅크월렛 카카오의 경쟁력은 소셜과의 결합, 그리고 메시지 보내듯 소액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이라며 “카톡 내의 선물하기 등에 뱅크월렛 카카오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지는 가능성을 보고 현재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 경쟁사 대표는 “뱅크월렛 카카오의 파급력은 당연히 클 것이다”면서 “무엇보다 사용자가 신뢰를 갖고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카카오의 모바일 지갑 시장 진출로 독과점의 우려보다는 파이가 커져 업계의 상생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