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 “과도한 자신감이 회사의 문제”

현실성 없는 자기 합리화 유혹 경계해야

일반입력 :2014/07/07 11:38    수정: 2014/07/08 10:00

송주영 기자

“똑똑한 인재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있다. 거의 모든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구글의 한 직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 직원은 구글이 갖고 있는 조직의 문제로 현실성 없는 자기 합리화를 지적했다. 인재들이 모여 세계 IT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한 힘을 갖게 된 구글에서 독선이 자라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자신감에 차 있지만 현실과는 괴리된 상황을 고발한 구글 직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구글 직원의 블로그를 인용 보도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 사람은 아베리 펜나룬이라는 이름의 구글 화이버 기술 인력이다.

펜나룬은 블로그에서 먼저 구글 내에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있는지를 묘사했다. 그는 “이 곳 사람들의 스마트함에 계속 놀라고 있다”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인상 깊은 지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구글 직원들은 특히 컴퓨터 분아에 특화돼 있다. 컴퓨터에 조예가 깊은 탓에 논리적인 인재들이 많다. 구글 직원들은 자신의 결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항상 찾아낸다.

이에 반해 결론을 논리화하기 위해 현실 속 혼돈, 무작위성 등에 대해서는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현실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비논리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자신들의 결론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펜나룬은 이같은 성향이 훗날 잘못된 믿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프로젝트를 지속하거나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매우 쉽게 합리화할 수 있는 조직이다.

펜나룬의 지적에 따르면 구글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시장에서의 성공, 실패가 아니다.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가 변덕을 부려 이 프로젝트를 취소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프로젝트의 성패는 취소 여부에 달렸다. 사용자, 수익성이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경우는 드물다.

프로젝트의 취소, 지속에는 다양한 변명이 등장한다. 이 프로젝트는 수익성은 없지만 사용자들을 더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수익성이 없는 프로젝트지만 사용자의 정보를 더 수집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어차피 그들은 변화를 회피한다.

구글은 크고 성공한 회사다. 규모가 큰 것에 더해 성공하기까지 한 조직에서 일하면서 직원들은 자만에 빠져 현실과는 괴리될 수 있다. 결정에서 세상의 모든 불편한 요소들을 무시할 수 있다. 자신이 선택한 내용이 결정의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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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펜나룬은 구글 직원들이 과도한 자신감을 싫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는 사기꾼 증후군(유능한 인재가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스스로를 사기꾼으로 느끼는 현상)으로 알려진 자신감의 부족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사기꾼 증후군은 내부의 음성으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지만 그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사람은 문제가 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