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출자전환 놓고 이통사 막판까지 ‘고심’

채무상환 유예 만료시점인 4일 분수령될 듯

일반입력 :2014/07/01 08:08    수정: 2014/07/01 08:08

송주영 기자

오는 4일 팬택 채무상환 유예 만료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막판까지 출자전환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팬택의 워크아웃 지속여부는 금융권 채권단이 3천억원의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기로 한 가운데 채권을 보유한 또 다른 채권자 이통사들의 출자 결정만이 남았다. 팬택 운명의 칼자루를 이통사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30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모두는 “출자 전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고민중”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통사 입장에서 팬택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내리는 과정은 어렵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출자전환을 하건 안하건 간에 현실적으로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1천800억원 달하는 채권 이통사 고민만

이통사들의 1천800억원에 달하는 팬택 채권에 대한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통 3사가 출자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팬택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채권회수 규모가 결정된다.

출자를 하게 되더라도 손실은 불가피하다. 무상감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고 팬택의 경영 전상화를 위해 꾸준히 투입해야 할 자금도 부담이다.

스마트폰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팬택의 생존을 위해 이통사의 지원이 얼마나 더 지속돼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판로 개척 등에도 자금이 필요하다”며 “출자전환과 관련해 결론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원금회수 외에도 이통사는 출자전환 여부를 놓고 팬택이 사라지게 된다면 변하게 될 제조사와의 역학관계 등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단말 3사 구조가 삼성, LG 2개사로 전환했을 때 제조사 의존도가 커지면 통신사의 입지는 그만큼 더 작아질 수 있다.

고려해야 할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이통사의 결정은 4일 채권 상환유예 만료 기간에 임박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 전환과 상관없이 이통사가 손실을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한다면 출자로 방향이 잡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채무상환 유예 시한 앞으로 4일

이통사들이 최종 의사결정을 하기까지 채권상황 유예기간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차 의사결정은 4일 이전에 이뤄지겠지만 이사회 소집 등을 감안할 때 실무 절차를 처리하는 과정은 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출자전환을 결정해주면 이사회 등 실무를 처리하는 기간 동안 금융권이 임의로 수일 동안은 채권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출자전환을 가정했을 때의 상황이고 4일까지 이통사는 출자전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채권단은 이달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도출한 이후 이동통신사에 출자를 꾸준히 요청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아무런 입장도 채권단에 전달하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근 뿐만 아니라 출자 전환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통사의 승인을 얻기가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채권단 3천억원 출자전환…이제 이통사 결정만

지난 2월 워크아웃을 선언한 팬택은 오는 4일이면 채권단과 합의한 채무상환 유예기간이 끝나게 된다.

지난 3월 채권단의 팬택 기업회생 절차가 받아들여진 후 팬택과 관련한 모든 채무는 유예가 됐고 이 시한은 6월 4일로 끝났다. 채권단이 1개월 더 연장을 하면서 이 기간은 7월 4일까지로 길어졌으며 더 이상의 연장은 불가능하다.

채권단은 오는 4일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포함한 팬택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 앞서 채권단은 팬택 정상화를 위해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3천억원에 달하는 채권단 부채를 지분으로 전환해 팬택의 부채를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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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3천억원과 함께 이통사에도 1천8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출자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이통사가 갖고 있는 장려금 지급 등에 따른 팬택의 채권을 지분을 바꿔달라는 내용이다.

팬택의 현 상황에서 1천8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안은 채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