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게임 소신…“유임시켜라”

대한민국 게임포럼서 게임규제 부당함 주장

일반입력 :2014/06/28 07:22    수정: 2014/06/30 06:59

게임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에 “사랑도 막아야 하는가”라고 풍자적으로 비판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이 이번 한 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누리꾼들은 정홍원 총리와 마찬가지로 유 장관의 유임을 바라는 등 퇴임을 앞둔 유진룡 장관은 젊은 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유진룡 장관은 지난 26일 제1회 대한민국 게임포럼에 참석해 게임규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날 유 장관은 “사랑 때문에, 상사병 때문에 죽는 사람도 많다”면서 “사랑 때문에 폐인이 되고 자살하고 사람을 죽이는 일도 있다. 그럼 사랑도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부모를 살해하고 아이를 숨지게 하는 등의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알고 보니 게임중독 때문이었더라”는 마녀사냥 식 매스컴의 보도와, 이를 인용해 게임 규제를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을 비판한 것이다.

또 그는 이날 “게임산업을 첨단 산업으로 이끌어가는 유망산업이라고 칭찬하는 한편, 한쪽에선 규제해야 하는 대상이자 호환마마와 같이 계속 공격한다는 건 정말 부당하다”면서 “어떤 산업이나 다 부작용이 있는데 게임도 마찬가지다”고 지적해 갈채를 받았다.

이 같은 유 장관의 발언은 업계에서 직설적이고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과거 ‘강제적 셧다운제’ 등 불필요한 게임 규제 철폐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규제의 일원화를 주장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정부의 게임 규제를 정면 비판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번 유진룡 장관의 게임규제에 대한 비유와 은유, 또 풍자는 공직자로서가 아닌 게임에 대한 열정을 품어봤던 한 명의 ‘게임 이용자 유진룡’이 밝힌 사견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한국 게임에 대한 학문적 탐구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게임산업을 둘러싼 부당한 규제를 비판하는 자리였던 만큼 유 장관 역시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편하게 털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유진룡 장관의 발언은 그 동안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에게 실망감을 품고, 여러 규제들로 억압돼 있던 사람들에게 큰 카타르시스의 경험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 ‘ilma**’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왜 이런 분을 교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유진룡 장관을) 유임한다면 이번 정부에 대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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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디 ‘ParkHwi****’ 페이스북 이용자는 “진짜 제대로 된 장관님인데 이런 분이 이제 물러나야 한다니 정말 안타깝다”며 “국무총리처럼 그냥 유임시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비유가 멋지다”, “정부 인사가 바른 소리를 다하네”, “공직자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낭만장관이다. 장관 입에서 사랑이라는 단어 나오는 건 처음 본다” 등 유진룡 장관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