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블릿 생태계 강화 “아이패드 잡자”

주변기기·엔터테인먼트 등 다양성 대폭 강화

일반입력 :2014/06/18 15:20    수정: 2014/06/19 07:20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가 태블릿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다품종' 전략에서 더 나아가 이용자의 다양한 태블릿 활용도를 겨냥한 행보를 통해 태블릿 시장에서 1위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을 탑재한 태블릿 ‘갤럭시탭S’ 공개 행사였던 '삼성 갤럭시 프리미어 2014'에서 다양한 태블릿용 주변기기도 함께 선보였다. 해당 제품들은 다음달 갤럭시탭S 공식 출시에 맞춰 함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엔터테인먼트·생산성 모두 잡는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군 출시

먼저 소개된 제품은 태블릿용 커버다. 북커버(Book Cover) 제품은 사용 용도에 따라 시청(Viewing) 모드, 터치 모드, 타이핑 모드 등으로 각도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심플커버(Simple Cover) 제품은 커버를 여닫을 때 자동으로 태블릿 화면이 켜지고 꺼진다. 갤럭시노트3 뒷면 디자인인 바느질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타이핑을 돕는 블루투스 무선 키보드도 선보였다. 10.5인치 크기 제품에 맞춰 설계된 이 제품은 일반적인 형태의 쿼티(QWERTY) 자판 배열 상단에 갤럭시탭S를 꽂을 수 있는 홈이 마련돼있다. 또 화면 분할 기능이나 캡처 기능을 실행하는 단축키도 지원한다.

고급 이어폰·헤드폰 수요를 겨냥한 레벨 시리즈 제품군도 이목을 끈다. 이미 지난 4월말 갤럭시K줌과 함께 공개돼 출시됐지만 이번 프리미어 행사에서도 다시금 부각됐다. 이어폰 제품인 레벨인은 고음부터 저음까지 전 음역대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들려줘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

HD급 고음질 재생을 지원하는 헤드폰 레벨오버는 50mm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네오디뮴 소재 울림판으로 고성능을 제공한다. 잡음 제거(노이즈 캔슬링)는 물론 외부 소음을 차단해준다. 또 다른 헤드폰인 레벨온은 자연스럽고 깨끗한 음질로 편안한 느낌의 음향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두 제품 모두 마이크를 내장한 헤드셋으로 통화를 지원한다.■'다품종'에서 '생태계 강화'로의 전환

삼성전자가 이러한 주변기기를 직접 내놓은 이유는 직접 만든 고급 액세서리를 통해 태블릿 시장에서 보다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조사에 의하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천280만대를 출하해 22.6% 점유율을 차지했다. 1위 애플의 1천640만대(28.9%)와의 격차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삐를 죄며 추격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생태계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경우 문서 작성 등 업무상 용도의 생산성 증대에 초점을 맞췄고, 오디오 제품은 엔터테인먼트 측면에 주목했다. 커버는 이런 다양한 용도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삼성전자 태블릿 생태계의 조각을 하나씩 맞춰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탭S 출시에 맞춰 어벤저스, 아이언맨, 엑스맨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마블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휴에 따라 갤럭시탭S 구매자는 마블코믹스 콘텐츠를 3개월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또 애플의 뉴스가판대에 대응해 페이퍼가든이라는 컬러 잡지 전자책 서비스를 도입한 것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최근에는 가상현실(VR) 체험용 헤드셋으로 추정되는 ‘기어VR’이라는 상표명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하기도 했다. 게임 콘트롤러를 출시한 바 있는 삼성전자가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겨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 - 삼성電, 기어VR 상표권...헤드셋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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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아이패드 첫 출시 당시 커버를 출시했고, 이후 액세서리 제조사가 블루투스 키보드를 출시하면서 태블릿 생태계가 완성됐다”며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의 주도권을 빠르게 잡기 위해 자체적으로 주요 액세서리를 앞장 서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삼성전자가 태블릿 라인업을 너무 많이 벌려 놓기만 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완성해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