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3조원대 국내 앱 시장 싹쓸이

점유율 80% 육박…스마트폰 선탑재 불공정 논란 커

일반입력 :2014/05/29 14:06    수정: 2014/05/29 17:27

남혜현 기자

국내 앱 시장이 연말까지 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폰 운영체제 플랫폼을 가진 미국의 구글과 애플이 독식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3년 2조4천335억원에서 2014년 3조1천86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유료 앱 결제, 앱 내 결제, 광고 등을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2조4천억원 시장에서 구글이 구글플레이로 벌어 들인 돈은 전체 49.1%인 1조1천941억원이며, 애플은 앱스토어로 30.5%인 7천341억원을 차지했다. 두 회사가 전체의 79.6%를 싹쓸이 한 것이다.

이 반면에 SK플래닛의 티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U+의 U+스토어, 삼성전자의 삼성앱스, LG전자의 LG스마트월드, 네이버의 네이버앱스토어 등 국내 플랫폼의 비중은 다 합쳐도 12.4%에 그쳤다.

지난해 점유율 비중을 대입하면 올해 구글과 애플은 국내 앱 플랫폼 시장에서만 무려 2조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국내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이 93.4%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구글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면 자동으로 깔려 있는 '구글플레이'...불공정 경쟁 논란

업계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안드로이드OS와 iOS를 바탕으로 자사에 유리한 정책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모바일 앱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구글과 애플이 각자의 앱스토어를 선탑재 시킨 것이 다른 경쟁사들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용자가 안드로이드OS 폰을 구입하면 어떤 폰이든 구글플레이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특정 앱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을 경우, 사용자들은 다른 앱을 찾아 설치하고 이용하는 대신 선탑재된 앱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드로이드OS의 국내 점유율이 90%가 넘는 상황에서는 안드로이드폰에 선 탑재된 앱들이 경쟁 우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기준 검색 관련 앱의 도달률을 비교하면 구글 검색앱은 62.36%, 네이버앱은 59.47%, 다음은 25.19%로 기본 설치된 구글 검색앱의 도달률이 가장 높았다.

모바일에서 구글 검색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앱뿐 아니라 웹에서도 구글을 많이 방문했다. 지난 달 모바일 웹 순방문자 수에서 구글은 네이버와 다음을 앞섰다.

선탑재 앱이 끼친 영향은 PC와 모바일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뚜렷해진다.

4월 다음과 구글의 검색 점유율을 비교하면, 선탑재 개념이 없는 PC에서는 다음이 21.06%를 기록하며 4.71%를 기록한 구글을 크게 앞섰지만 모바일 웹에서는 다음이 14.29%, 구글이 8.77%로 PC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구글이 다음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설치돼있지 않은 앱 마켓 앱을 찾아 설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 구글플레이 앱을 기본으로 설치해둔 반면, 네이버앱스토어와 같은 앱은 구글플레이에 등록되는 것조차 막혀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개발자 배포 계약' 4.5 경쟁금지 조항에 마켓 외부에서 안드로이드 기기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게임의 배포를 촉진하기 위한 상품을 배포하거나 제공하기 위해 마켓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기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앱스토어처럼 선탑재되지 않은 앱을 이용하려는 이들은 설치부터 실행까지 최대 12단계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네이버앱스토어 앱을 설치한 후에도 이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 하려면 기본 설정을 일일이 바꿔야 한다.

사용자가 어렵게 국내 앱 마켓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해당 앱 마켓을 통해 다른 앱을 구매하는 과정도 복잡하다. 구글과 같은 외국 기업은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보관해 결제 과정이 쉬운 반면 SKT나 네이버와 같은 국내 기업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구글플레이에 신용카드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하면, 이후부터는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유료 앱을 구입할 수 있다. 반면, 네이버앱스토어나 T스토어와 같은 국내 서비스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앱을 구매할 경우, 사용자는 앱을 구매할 때마다 약관 동의 체크, 카드 선택, 카드 번호 입력, 비밀번호 입력, CVC 번호 입력 등 최소 7단계를 거쳐야 한다.

■중국은 사용자의 앱 마켓 선택권 높아

반면 최근 글로벌 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중국의 경우 안드로이드폰에 구글플레이를 선탑재하지 않고 다양성을 부여해 수백 개의 자국 앱 마켓 서비스들이 경쟁하면서 독자적인 앱 마켓 시장을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폰에 구글플레이가 표준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중국에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과 같은 이통사의 앱 마켓, 샤오미나 화웨이와 같은 단말기 제조사의 앱 마켓과 360쭈쇼우, 바이두쭈쇼우, 91쭈쇼우, 안드로이드마켓, 완더우지아 등 제 3 플랫폼의 앱 마켓 서비스가 경쟁 중이다.

이 외에 알리바바는 모바일에서 약 5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웨이보를 통해서 모바일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게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월간 앱(app)은 중국의 모바일 정보 사이트인 상방망(上方網)이 발행한 ‘'바일 게임 플랫폼 디렉토리'를 인용해 중국의 앱 마켓 수가 약 300개가 된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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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서비스들이 경쟁하면서 사용자에 이로운 점을 늘어났다. 중국 마켓 앱들은 '인기 검색 리스트 추천' 'QR코드 검색 지원' '모든 앱의 업데이트 지원' '불필요한 파일 제거' 등 구글플레이에는 없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월간 앱 측은 앱을 다운로드하는 입구를 장악하는 것이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는 견해가 확대되면서 제 3 플랫폼의 앱 마켓을 통한 앱의 다운로드 수나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