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UX, 애플과 다른 길을 택한 이유

조정우 팬택 UX팀장 “과감한 색상 승부”

일반입력 :2014/05/27 13:26    수정: 2014/05/27 13:26

김태정 기자

“애플 iOS7의 은은한 색상을 경쟁사 대부분이 따라가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이제는 과감하고 강한 색상이 팬택 스마트폰 사용자환경(UX)의 특징입니다.”

27일 서울 상암동 팬택건물에서 만난 조정우 팬택 UX팀장은 iOS7와 다른 길에서 UX 승부수를 찾았다고 강조했다. 팬택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팬택의 신형 UX인 ‘플럭스(FLUX) 3.0’에 대한 얘기다.

팬택에게 플럭스3.0 프로젝트는 큰 모험이다. 최근 베가아이언2를 통해 플럭스3.0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호불호는 꽤 갈리는 편이다. 그만큼 다른 스마트폰 UX들과 다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플럭스3.0은 전체적으로 색상이 진하고 화려하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모아보면 알록달록하며 파스텔 톤은 거의 없다. 애플의 iOS7 공개 이후 나온 ‘은은한 UX’들과는 눈에 띄게 다르다.

이를 통해 팬택이 원하는 결과물은 개성 확립이다. 호불호를 떠나 UX만 보고 팬택 제품인지 확연히 구분되도록 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이 업계 종사자도 스치듯 본 제품들은 구분 못할 정도로 스마트폰 디자인 개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차별점은 사실상 UX 뿐이죠. 첫 화면 UX만 보고도 팬택임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플럭스3.0의 1차 목표입니다.”

팬택은 전작들과 달리 베가아이언2에 삼성전자처럼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탑재했다. AMOLED의 진한 색상은 플럭스3.0과 궁합이 맞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은은한 UX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 줄 거부감이 어느 정도일까 예측이 어렵다. 실패한 작전이 되는 것은 갈 길 급한 팬택에게 상당히 아픈 시나리오다.

조 팀장의 UX 팀은 플럭스3.0 개발 초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이용자 설문을 수 없이 진행했다. 20~30대 젊은 층 가운데서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의 UX 분석이 플럭스3.0의 설계 기반이 됐다고 한다.

“모든 사용자가 만족할 수는 없어요. 나쁜 말로 플럭스3.0이 깔끔하지 못하게 보일 수도 있죠. 다만 20~30대 튀는 젊은 층들에게는 분명 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설문 대상들과 심층 인터뷰를 할수록 팀 분위기가 밝아졌습니다.” 그렇다고 플럭시3.0이 최근의 UX 트렌드를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니다. 간단함과 직관성을 추구하는 체계에 공을 들였다. 사용자가 지울 수 없는 제조사-통신사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넣는 대신 기본 사용성에 충실했다.

이 부분에서는 iOS7이 좋은 참고 모델이 됐다. 애플이 보여준 직관성과 사용자 동작에 대한 이해 등은 스마트폰 UX 세계에서 큰 흐름을 만들었다.

“다른 IT 분야처럼 UX 역시 사용자 입장에서 간단하게 만들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간단함 안에서 복잡한 기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죠. iOS7을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조 팀장은 이미 다음 UX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아마도 내년 하반기 경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플럭스3.0의 수명이 1년 반 정도라는 뜻이다. UX 팀에서는 더 과감한 색상을 넣자는 얘기들이 이미 나오고 있다고 한다.

기술적으로는 스마트폰이 새로 진입한 영역에 대한 UX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헬스 기능을 구현한 삼성은 헬스 UX를 만들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의 부가 기능들에 맞춰 UX를 개발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모션인식에 대한 UX에서 큰 승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가락 터치 없이 화면의 글자나 선을 움직이는 모습도 구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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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UX 팀은 경쟁 대기업들에 비해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지만 임무의 무게는 오히려 더 무겁다. 팬택 만의 차별점을 만들겠다는 회사 전략의 중심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상향평준화와 외관 디자인 변화의 한계 등 불안요소를 극복할 방안이 UX다.

적당히 남들과 비슷하게 만들면 ‘평타’는 가능할 수 있지만 팬택에겐 그 이상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UX 세계에서 남들보다 다양한 시도가 팬택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