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SKT-KT 싸움에 모처럼 웃었다

“엑스페리아Z2 판매량 뜻밖으로 커질 듯”

일반입력 :2014/05/23 11:07    수정: 2014/05/23 15:11

김태정 기자

소니가 '외산폰의 무덤'인 한국에서 모처럼 웃고 있다. 신작 엑스페리아Z2를 놓고 SK텔레콤과 KT 간의 판매 경쟁이 예상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2일 정오 온라인으로 엑스페리아Z2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1시간 만에 초도물량 매진 안내를 걸었다. 23일 오전 현재까지 물량이 없어 예약판매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엑스페리아Z2 보조금은 최대 25만원이다. 2년 약정 조건으로 월 6만9천원 이상 요금제 선택 시 기기를 54만9천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예약 구매자들은 또 이어폰, 필름, 케이스, 충전도크 등을 추가로 받게 되는데 금액으로는 약 13만원어치다. 보조금과 상품을 더하면 지원규모가 국산 스마트폰 못지않다.

당초 SK텔레콤은 엑스페리아Z2를 보조금 없이 79만9천원 기기 값 그대로 판매하려 했으나 돌연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앞서 8일 엑스페리아Z2 예약판매를 시작한 KT가 25만원 보조금을 내세워 매진을 기록한 것에 자극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수일 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과 보조금 논의가 없었으나 상황이 바뀌었다”며 “예약구매 상품이 아닌 보조금에 대한 결정은 SK텔레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은 “엑스페리아Z2를 원하는 국내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적극 대응하려 한다”며 “지금은 소니로부터의 물량 확보를 우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엑스페리아Z2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KT도 급해졌다.

KT는 22일 저녁 예약 구매자들에게 “금일 바로 물량을 배송 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공지했던 내용보다 5일 이상 빠른 일정이다. SK텔레콤으로의 구매자 이탈을 막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엑스페리아Z2를 내달 초부터 배송할 계획이어서 빠른 구매만 생각한다면 KT가 유리할 수 있다.

두 회사 경쟁의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소니코리아다. 정확한 수량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예상 이상의 실적에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전작 엑스페리아Z1은 국내에서 1만대도 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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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27만원 보조금 상한이 전보다 잘 지켜지고 있는 현 상황은 외산폰인 엑스페리아Z2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엑스페리아Z2는 퀄컴의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01과 안드로이드4.4 킷캣 운영체제(OS), 3천300mAh용량 일체형 배터리, 3GB 램 메모리, 방수 기능 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