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모바일CPU, SW개발이 핵심"

ARM 대체 시나리오와는 거리 있어

일반입력 :2014/05/15 16:32    수정: 2014/05/15 17:00

정부가 최근 모바일 CPU코어 국산화 계획을 공개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업 핵심은 CPU코어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이다. 지금 당장 CPU 코어 시장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거창한 중장기 목표보다 단기적으로 SW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3일 경기도 판교에서 설명회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CPU 코어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국외에 연간 로열티 3천500억원을 지불하는 모바일CPU 코어를 10여년에 걸쳐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이번 사업은 단기, 중기, 장기로 나뉜다. 처음부터 새로운 CPU코어를 개발하는 건 아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SW개발도 시간이 걸리는 시나리오다.

단기 계획은 내년부터 3~5년 이후, 이미 국내 개발된 CPU코어를 상용화해 이를 탑재한 시스템온칩(SoC)을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급 '한국형CPU코어' 개발은 단기 계획 성과가 가시화됐을때 본격 추진된다.

사업을 맡은 산업부 전자부품과 박용민 서기관은 경쟁력있는 모바일CPU코어를 만든다는 목표에 당장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맞다며 핵심은 단기 계획 실행을 통해 국산 CPU코어의 시장성을 강화하는 것이고, 그 성과에 따라 이후 중장기 계획 목표나 세부 실행안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하반기중 국내 중소 반도체 설계전문업체(팹리스)를 주관사업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할 CPU코어 후보는 ▲ETRI 알데바란 ▲KAIST 코어A ▲KETI 멘사 ▲에이디칩스 EISC), 4종이다.

산업부는 스마트폰같은 고성능 기기가 아니라 지능형 가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32비트 0.1~1GHz 코어 시장을 겨냥했다. 사물인터넷(IoT) 트렌드로 확대될 저성능 CPU코어 시장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국내 중소 팹리스의 여건과 외국 업체간 기술격차를 감안해서다. 업계 대세인 ARM코어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

그러나 국산 저성능 CPU코어가 ARM코어와 맞붙지 않는다고 자동적으로 시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해당 CPU코어가 제조사들에게 쉽게 활용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산업부는 우리나라가 2001년 이후 기업 및 연구소에서 CPU코어를 개발해 왔는데 여전히 CPU코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불충분한 사용자 지원'을 꼽았다. 선도업체는 CPU코어 사용 기업에게 하드웨어 설계자산과 컴파일러같은 SW 등을 종합 제공해 사용 편의성과 만족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모바일CPU 국산화 사업에 고려돼야 할 특성은 가격, 성능에 그치지 않는다. 국산 CPU코어를 활용할 생태계가 필요하다. 앞서 부족하다고 지적된 사용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일 요소를 CPU코어 개발과 함께 갖춰야 한다.

최소한 CPU코어를 채택할 SoC생산업체, SoC로 제품을 만들 제조사, 그 구동 프로그램을 만들 SW개발자에게 개발툴, 테스트키트, 샘플보드 등이 CPU코어 출시와 상용화 시점에 맞춰 제공돼야 한다. 임베디드와 IoT 분야에서는 '라즈베리파이'를 벤치마크한 인텔 갈릴레오 보드가 그런 요건을 갖췄고, 저전력 서버 영역에선 AMD '옵테론A1100' 플랫폼이 그런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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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서기관도 이와 관련된 질문에 국산 CPU코어 상용화에 사용자를 위한 SW툴킷을 지원하는 기술 개발이 더 핵심적이라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아직 국내 개발 CPU코어의 사용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하반기 CPU코어 사업자가 선정된 이후 내년 1분기중 세부 실행 과제가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