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나비게임즈 “외주제작 그만, 자체개발 승부”

박광열 대표·이현기 이사 인터뷰

일반입력 :2014/05/11 09:52    수정: 2014/05/12 08:38

6개월 만에 모바일 게임 27개를 만들어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중소 모바일 게임사가 있다. 바로 넥슨앤파트너스센터(NPC)에 입주해 있는 ‘부나비게임즈’가 그 주인공이다.

부나비게임즈는 그동안 넥슨코리아의 ‘던전앤파이터 귀검사’·‘던전앤파이터 여거너’·‘메이플스토리 도적편’·‘메이플스토리 시그너스기사단’을 스마트폰 게임으로 개발한 회사다. 또 최근에는 인크로스를 통해 모바일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캐슬앤나이츠’를 출시하며 순수 자체 개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부나비게임즈는 아직 게임업계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코 적지 않은 게임을 출시했고, 빠른 속도와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에 부나비게임즈의 박광열 대표와 이현기 이사를 만나 새롭게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창업 이후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들어봤다.

부나비게임즈는 2009년 ‘뜻하지 않게’ 법인이 설립됐다. 당시 휴직 상태였던 박광열 대표가 쉬면서 만든 모바일 게임 ‘칠해야 산다’가 글로벌 론칭의 기회를 얻으면서 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창업의 큰 열의는 없었어요. 쉬면 뭐하나 하고 커피숍에서 만든 퍼즐 게임이 바로 칠해야 산다였는데, 동네에 있던 게임사를 찾아가 보여줬더니 출시하자더라고요. 당시 티스토어에서 최고 점수도 받고 킬러 게임으로 선정되면서 유럽버전까지 만들게 됐죠. 해외에 게임을 출시하려면 법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지금의 부나비게임즈가 탄생한 겁니다.”

큰 기대 없이 만든 게임 ‘칠해야 산다’가 국내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는 기회가 지금의 부나비게임즈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었던 셈이다.

부나비게임즈의 행운은 계속된다. 2011년 넥슨 측에서 반다이남코게임스로부터 판권을 얻은 ‘태고의 달인’ 외주 개발 의뢰를 부나비게임즈에 해온 것. 이를 받아들인 부나비게임즈는 3개월 만에 개발을 완료했고, 게임 출시 후 한 달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때 맺어진 넥슨과의 인연은 던전앤파이터 및 메이플스토리 모바일 버전 개발로 이어졌으며, 2012년 NPC에 입주해 임대료 없이 쾌적한 근무환경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행운이 생존을 위한 노력 없이 찾아온 우연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그 동안 ‘짜요짜요 타이쿤’, ‘창세기전’, ‘부루마불’ 등 수 많은 외주 제작을 맡아 밤샘 작업을 해 왔고,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게임 개발을 해 오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축적해 왔다.

“던전앤파이터 여거너의 성공으로 귀검사 버전에 욕심을 내 그래픽 리터칭 작업도 했지만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어요, 여거너는 중국에서 700만~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PC 온라인 버전에 비해 약한 성과였죠.”

이에 부나비게임즈는 외주 제작이 아닌 자체 개발작에 뛰어들었다. 이 결과물이 지난 달 출시한 캐슬앤나이츠다. 아직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아 큰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해외 출시도 준비 중이다.

또 이 회사는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던전 RPG 프로젝트명 ‘무한대전’과, 장수를 키우고 전투를 치르는 삼국지 배경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 특히 무한대전의 경우 9명의 인력을 투입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무한대전은 프로토타입을 지났고 알파 버전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리그오브레전드의 느낌인데, 혼자서 타워를 돌파해서 싸우는 RPG라고 할 수 있죠. 2D 횡스크롤 방식으로, 던전앤파이터에서 발전된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캐슬앤나이츠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이 게임을 전담하고 있는 이현기 이사가 답했다. 국내 출시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였다.

“국내 출시를 통해 게임성과 방향성을 찾은 것 같아요. 라이브 서비스 경험도 배웠고요. 해외 시장에서 출시할 때는 좀 더 보완해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달 초 해외에 출시할 계획이고, 그 이후에는 이미 계약된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끝으로 박광열 대표는 외주 제작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자체 개발작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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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주는 아르바이트 하는 느낌이에요. 외주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데, 안타깝게도 하나 실패하면 빚을 갚기 위해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죠. 꿈을 갖고 시작했지만 현실에 끌려가는 회사가 많아요. 그래도 다행히 저희는 그 동안 모은 자금과 기술력이 있어요. 그리고 만족스러운 3장의 자체 개발작 카드가 있죠.”

캐슬앤나이츠를 시작으로 삼국지 배경의 RPG와 프로젝트 무한대전까지, 이제부터가 불나비를 뜻하는 부나비게임즈의 화려한 날갯짓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