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유문화' 실물 경제로 확산

일반입력 :2014/04/30 11:54    수정: 2014/04/30 14:20

남혜현 기자

창조자(creator)로서 연결돼 영감을 얻고 그걸로 인해 수익을 내는 인터넷의 공유 문화가 실물경제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게 공유경제다

윤종수 크리에이티브커먼즈(CC)코리아 프로젝트 리드는 30일 서울 삼성동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굿인터넷 50'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CC'는 저작권 문제를 시장과 가치의 극단에서만 평가하지 말고,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보자는 움직임이다. 예컨대 저작권자가 직접 자신의 권리를 조정(control)할 수 있다면, 시장 안에서 충분한 가치 창출과 혁신이 가능하다.

자신이 얻을 이익을 먼저 구상한 다음에 창작물의 공유 범위를 결정한다면, 시장 내에서도 충분히 새로운 가치와 수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된다. 사고를 확장하면 실물 경제에서도 활용가능하다.

최근 호텔 업계에 고민거리로 떠오른 '에어비앤비'가 한 예다. 자신 소유의 집, 또는 방을 여행자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임대하는 새로운 숙박 모델은, 인터넷에 의해 가능해진 공유경제 모델이다.

윤 리드는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디지털 환경과 저작권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아예 법복을 벗고 CC 운동에 전념키로한 인물이다.

그는 막대한 비용 들여서 저작권을 보호하는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식을 추가해 나가는 것이 혁신 가치를 끌어내는 방법이라며 인터넷의 연결, 참여, 효율, 가치 문화가 저작권 같은 무형재를 넘어 실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D 프린터가 유망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논의가 활발해진 '메이커 무브먼트'와 관련, 쓴 소리도 했다. 메이커 무브먼트로 촉발된 움직임은 만들어진 상품의 소유권을 단순하게 논할 것이 아니라, 개인들에 3D 프린터라는 창조 도구가 주어지면서 생겨나는 움직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창조경제가 매우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공유에서 배워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생각하고 솔루션을 학습하는 것이 바로 공유라며 앞에 것들을 다 끊어내고 새로운 산업 정도만 얘기하다보니까 우리나라에서 메이커 무브먼트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리드의 발표에 이은 토론은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가 사회를 맡았으며 서창녕 아사달 대표, 나제원 요기요 대표, 김동현 모두의주차장 대표, 이희용 에이디벤처스 대표가 참여해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엮은 공유경제 사업 모델 경험을 공유했다.

김동현 모두의주차장 대표는 주차장이란 데이터를 공공이나 민간 측면에서 잘 모아 서비스하는 곳이 없더라며 정보를 잘 모아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주차 문화가 합리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사업 취지를 말했다.

정확히 어디에 어떤 주차장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정부도, 개인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보를 모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대신, 운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싶어하는 기업에서 광고를 받아 수익을 낸다. 공유 경제를 실현하면서 영리기업의 수익 창출을 함께 고민하다 나온 사업 모델이다.

비슷한 사례는 메디라떼라는 의료 정보 앱을 운영하는 에이디벤처스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 이희용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메디컬을 아이템으로 정하고 정보 수집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르 얻게 됐다라며 공공기관의 로우데이터 이용해 가공 데이터를 붙여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사업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대기업 계열사인 한솔헬스케어를 인수할만큼 덩치를 키웠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일부 공개되는 보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서비스들이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정보를 가공해서 새로운 산업군이 형성되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달앱 진영에서도 패널로 참석했다. 나제원 요기요 대표는 10조원 거래액이 추정되는 배달 시장의 90%가 아직 오프라인이라며 전국의 음식점 데이터베이스를 한 데 모아 소비자에 보여주면서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의 한 부분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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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달은 최근 자사가 보유한 디지털 이미지 3천점을 기부했다. 금액으로 치면 2억3천만원어치다. 영리목적의 기업이 성공한 후에는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이 회사 서창녕 대표는 위키백과 중재위원으로도 일한다. 그는 위키백과는 집단지성이 모여 하나의 표제어에 대해 종합적인 정보를 만들어내는 백과 사전이라며 미국처럼 한국도 포털에서 비영리 목적의 백과사전을 후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