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러스, 살아있어도 죽은 SNS?

군도트라 부사장 사임 발표후 불확실성 커져

일반입력 :2014/04/28 07:24    수정: 2014/04/28 16:42

황치규 기자

구글 플러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서 끝났다?

구글에서 구글 플러스 사업을 총괄하던 빅 군도트라 부사장이 퇴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체 SNS로 페이스북을 제압하려던 구글의 작전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점 힘을 받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싸우기 위한 SNS가 아니라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뒷단의 플랫폼으로만 구글 플러스를 활용할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구글플러스의 불확실성을 부각하는 관측들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군도트라 부사장의 퇴사는 회사 전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구글플러스 서비스는 물론 행아웃, 포토 서비스 모두 사용자 경험을 계속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외신들은 구글플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구글 플러스는 2011년 공개됐고 2013년 10월 기준으로 웹과 모바일에서 월간 액티브 사용자수가 3억명이 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그러나 숫자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숫자는 잘나가는 구글 서비스의 원조 덕분에 부풀려진 것이고 실제 들어가면 사용자 활동이 많지 않은 유령도시같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구글은 그동안 유튜브, 지메일 등 간판 서비스들과 구글 플러스간 통합을 강도높게 추진해왔다. 구글 플러스를 일반 사용자들에게 보다 많이 노출시키기 위한 회사 차원의 강요된 통합이었다.

군도트라 부사장은 내부 다른 부서 직원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은 통합 작업을 주도했다. 래리 페이지 CEO가 군도트라 부사장의 노선에 힘을 실어줬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는 후문이다.

그랬던 군도트라 부사장이 느닷없이(?)이 회사를 떠난다고 밝힌 것이다. 구글플러스를 둘러싼 구글의 전술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황도 이미 포착됐다.24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가 다수 소식통을 인용해 쓴 기사를 보면 구글 플러스는 구글 내부에서 단일 SNS 서비스라기 보다는 플랫폼으로 고받아들여지고 있는 듯 하다. 구글은 구글 플러스 조직을 개편해왔고 이로 인해 화상통화 및 메신저 서비스인 행아웃 담당자들은 안드로이드쪽으로 재배치되고 사진 서비스인 '포토' 팀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구글 플러스 핵심 멤버들이 안드로이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팀으로 가지 않은 다른 멤버들을 어떻게 대할지는 확실치 않다. 현재로선 구글이 모바일 전략 강화를 위해 이들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테크크런치는 구글 플러스 팀원들은 완전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구글 플러스를 위젯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위젯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요된 구글 플러스 통합 정책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우선 유튜브에서 구글 플러스 냄새가 사라졌다. 예전에는 유튜브 서비스에 들어가면 구글플러스 친구들이 추천하거나 플러스 버튼을 눌렀다는 표시가 붙은 동영상들이 나왔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구글 플러스, 트위터,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는 버튼만 보일 뿐이다.

지메일의 경우 구글플러스와의 통합이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예측불허다. 지메일에서 구글플러스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잘나가는 구글 서비스와 구글 플러스간 강요된 통합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 다른 부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정한 행보로 비춰졌다. 군도트라 부사장과 다른 부서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것을 놓고 갈등도 있었던 모양이다.

구글플러스의 핵심 자산은 크게 4가지다. 소셜 스트림, 포토, 행아웃 메신저, 다른 서비스들에 로그인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다. 이중 페이스북 뉴스피드와 유사한 소셜 스트림의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리코드는 복수의 구글 직원들이 소셜 스트림을 유지할 가치가 있는지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테크크런치는 구글 플러스에 대해 워킹데드(Walking dead)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걸어다니지만 죽은것과 마찬가지인 산송장에 비유한 것이다.

군도트라 부사장의 후임은 데이비드 베스브리스로 정해졌다. 군도트라 부사장의 오른팔로도 불린 그는 구글 플러스가 나올때부터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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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도트라만한 위상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 구글 플러스 담당 담당 직원을 인용한 리코드 기사를보면 베스브리스는 비전을 제시하는 비저너리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영업맨도 아니다. 이에 베스브리스가 군도트라만한 위상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것은 구글 조직내에서 구글 플러스가 갖는 위상이 약화될 것이란 예상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