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 그거 특별한 거 아니다"

에릭 런드스트롬 페니 CTO 인터뷰

일반입력 :2014/04/24 08:02    수정: 2014/04/24 08:30

조무현, 임유경 기자

구글 글래스 써본 적 있으세요? 없다고요? 그럼 스마트폰을 눈 옆에 대보세요. 그 상태에서 눈 앞에 거울을 가져다 대면 그게 바로 구글 글래스입니다

웨어러블 컴퓨팅 시장에서 가장 파격적인 기기로 꼽히는 구글 글래스와의 맞장을 뜨겠다는 업체가 있다. 스웨덴에 기반한 스마트 글래스 업체 페니(Penny)다.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키플랫폼'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가한 페니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에릭 런드스트롬은 자사 스마트 글래스를 프로페셔널용이라고 소개하며 구글을 비롯한 여타 스마트 글래스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여타 스마트 글래스와 페니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 형태에 있다. 구글은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영상을 반사해서 보여주기 위해 프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앱손 등 다른 제품들은 LCD 디스플레이 기술을 장착했다.

에릭 런드스트롬은 구글 글래스는 단지 화면을 거울에 비춰 반사해서 보여주는 것뿐이다. 스마트폰을 눈 옆에 대고 거울에 비춰보면 그게 바로 구글 글래스다고 말했다. 거울이기 때문에 투명할 수가 없다. 구글 글래스의 프리즘이 약간 눈 위에 위치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스마트 글래스에 LCD 디스플레이 기술을 쓴 경우에도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기 어렵다. LCD는 영상을 출력하기 위해 백라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니는 디스플레이 기술로 OLED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투명한 디스플레이 위에서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게 페니의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글래스에서 제공하는 시야각 면에서도 페니가 우세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구글 글래스가 14도인 반면 페니는 47도를 제공한다. 그는 구글 글래스가 열쇠구멍을 통해 세상을 보는 거라면 페니 제품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릭 러드스트롬은 1996년 우연히 목이 부러진 여성을 알게 됐는데 그녀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지금의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페니라는 회사명도 그녀의 이름에서 따온 거다. 그는 그녀가 아이트레킹 기술이 들어간 이 스마트 글래스의 도움을 받아 책을 2권 집필했으며 회사도 4곳이나 운영하고 있고 정치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처음 만들어진 이유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인 만큼 페니의 스마트 글래스는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턱을 움직일 때 주변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해 명령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가 헬스케어분야 이외에도 제조업, 군사,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증강현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예컨대 페니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생산직 직원에게 눈 앞에서 제조과정을 바로 시뮬레이션해주면 그대로 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해주 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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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워싱턴 의료 대학에서는 응급 구조원이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환자의 겉모습만보고 피해 정도를 파악해 어느 병원에 이송할지 어떤 운송수단을 써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구글이 2008년에 페니와 함께 스마트 글래스를 만들자고 제안했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하지만 유사한 기술을 가진 마이크로옵티컬이라는 회사가 파산하면서 창립자인 마크 스피처를 구글 X랩으로 영입했고 폭스콘이 인수했었던 마이크로옵티컬을 재 인수해 관련 기술을 획득해 지금의 구글 글래스가 나오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