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인하에 제조사 장려금 줄어든다

과거와 같은 소비자 차별 크게 줄어들 듯

일반입력 :2014/04/23 16:00    수정: 2014/04/23 17:42

연이은 스마트폰 출고가 내리기가 결국 이동통신 보조금에서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 지분을 줄이는 결과를 불러오게 됐다. 다만 장려금을 줄이는 대신 출고가를 낮춰 실제 단말기 구입가격이 시시각각 큰 차이를 일으켜 발생하는 과거의 이용자 차별이 줄어들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Gx, 팬택 베가시크릿업 등의 출고가가 30% 이상 내려갔다.

KT의 영업정지 제재가 끝나는 시점에서는 KT 단독 출시모델인 삼성 갤럭시S4미니와 LG 옵티머스GK도 KT 법정 보조금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공짜에 가까울 정도로 출고가가 내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 영업정지가 모두 끝나는 5월 중순에는 이미 출시된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내려가는 것은 물론 새롭게 발표되는 모델도 전작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동통신사가 휴대폰에 통신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할 때 쓰이는 마케팅 비용은 ▲통신사 보조금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 ▲유통점의 자체 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통상적으로 애플을 제외한 다른 제조사의 단말기 한 대에 붙는 제조사 장려금 규모는 통신사가 투입하는 보조금과 1대 1 수준으로 형성돼왔다.제조사 장려금은 신제품 출시 직후에는 거의 쓰이지 않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고 재고를 처리하는 시점에 대거 투입돼왔다. 이 때 시장 과열이 일어나고 이용자 차별행위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모두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 특정 장소에 통신사의 마케팅 정책이 변경되며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의 양상과는 다르게 장려금을 줄이는 대신 출고가를 낮추면, 단말기 구입가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크게 차이나기 어렵다. 특히 KT가 출고가를 인하할 예정인 2종은 중저가 단말기로 법적 허용 보조금과 약정 할인을 더하면 할부원금이 거의 없어 이용자 차별이 원천적으로 없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제재 속에 보조금을 늘리는 마케팅은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출고가 낮추기 쪽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래부와 방통위가 연이어 이통사에 서비스 경쟁을 요구하고, 제조사에도 출고가 인하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이를 두고 정부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우선 가계 통신비 상승에 큰 몫을 하던 단말기 값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말기 값이 내려가면 결국 이통사들이 서비스로 경쟁하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출고가 인하가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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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는 출고가 인하가 이통사나 제조사 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기에 확산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향후에는 결국 중저가 단말기 출시 확대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제조사 장려금으로 일어나는 시장 과열은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