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가 크롬보다 좋다는데…진짜?

일반입력 :2014/04/23 16:22

파이어폭스가 구글 크롬으로 떠난 사용자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이달말 출시될 파이어폭스29 정식판과 구글 크롬의 경쟁이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파이어폭스29는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해 확 달라진 사용자인터페이스(UI), 새로운 설정 메뉴와 더 빨라진 사용자정보 동기화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동기화나 새로운 설정 메뉴는 기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는 있어도 신규 사용자 확보에 확실한 무기가 될거라고 장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새 UI도 크롬 따라하기로 비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파이어폭스가 구글 크롬보다 여러모로 뛰어나다는 주장을 담은 미국 지디넷 기사가 관심을 끈다. 22일(현지시각) 영국지디넷의 잭 스코필드 기자는 파이어폭스로 바꿀 때가 됐다며 전반적으로 파이어폭스가 크롬보다 나을 뿐아니라,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해 개발되는 유일한 주요 브라우저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모질라는 브라우저를 사업적 필요에 따라 만들고 활용하는 대기업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프라이버시보호같은 실제 사용자를 위한 가치를 위해 파이어폭스를 개발한다.

스코필드는 모질라는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개방형 웹에 전념할 것을 약속해왔고, 이 가치를 직원의 과거 행적보다 더 중시한다며 일례로 모질라 공동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브렌던 아이크의 사임과, 당초 그의 선임에 대해 공개 사과한 미첼 베이커 모질라 의장의 사례를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부터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브렌던 아이크는 '자바스크립트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자바스크립트는 차세대 웹 프로그래밍 세계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HTML5 표준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는 모두 자바스크립트를 쓴다는걸 전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이크의 기술적 업적은 뛰어났지만, 그가 모질라 수장으로서 지낸 기간은 10여일에 불과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의된 동성결혼금지법안 '프로포지션8'을 지지하는 캠페인에 1천달러를 후원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게 사람의 자유와 인격을 존중하는 모질라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스코필드가 크롬에서 파이어폭스로 돌아오라고 권하는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파이어폭스의 성능과 안정성이 크롬을 넘어섰다고 판단, 크롬에서 파이어폭스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코필드는 당시 크롬은 너무 자주 크래시(작동 오류로 인한 강제종료)를 일으켰고 내장된 플래시가 하루에도 여러번 오작동했다며 크롬은 플래시가 작동할 경우 번번이 웹페이지 표시에 실패했고 텍스트와 이미지가 보여야 할 자리에 옅은 파란색 빈 공간만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크롬은 메모리와 다른 컴퓨터 자원을 많이 소비하는데, 사용자가 이를 의식해 한번에 띄우는 탭 수를 줄이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파이어폭스는 같은 PC에서 한번에 탭을 80개 넘게 띄울 수 있었고 탭의 크기도 일정하게 유지해 줌으로써 사용자가 그 내용을 계속 읽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코필드는 이어 차이는 작지만, 단지 빠른 브라우저를 원할 때 크롬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파이어폭스가 크롬보다 보통 빠르고, 가끔은 정말 훨씬 더 빠르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탐스하드웨어 사이트의 벤치마크는 크롬을 앞지른 파이어폭스의 성능에 주목해 새로운 '속도왕'이라 불렀다.

사용자들은 파이어폭스를 쓸 때 크롬에서 누릴 수 없는 몇가지 부수효과도 얻는다. 첫째로 창을 아무리 많이 띄워도 탭 제목은 일정 너비보다 작아지지 않아 잘 보인다. 둘째로 화면을 스크롤하기 위해 탭 안에서 화살표키를 쓸 수 있다. 셋째로 탭 표시줄에 커서를 놓고 휠을 굴리면 여러 탭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넷째로 모든 탭에서 단추 한 번 눌러 드롭다운 메뉴를 열 수 있다. 다섯째로 열려 있는 탭 여러개를 그룹으로 묶어 저장하거나 다시 불러낼 수 있다. 여섯째로 '타일탭'같은 확장기능을 설치하면 윈도 탐색기의 폴더처럼 계층화된 탭 구조를 사용 가능하다. 일곱째로 주소창에 주소를 직접 치면서 현재 열린 탭을 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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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가 크롬보다 상대적으로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하진 않다.

크롬은 여러 탭에 띄운 웹사이트의 처리 프로세스가 분리돼 한 사이트의 오작동에 나머지가 간섭받지 않는 식으로 오류에 강하게 설계돼 있다. 샌드박스 구조가 추가적인 보안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 환경에 따라 다른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