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의 개방형 오픈스택 전략 관심

일반입력 :2014/04/18 08:29    수정: 2014/06/18 18:27

한국HP가 타사 하드웨어까지 지원하는 오픈스택 전략을 들고 나왔다. HP 하드웨어에 의존하지 않는 오픈스택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판을 먼저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HP는 17일 오픈스택 최신판 '하바나'를 품은 'HP클라우드시스템'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가상머신(VM)을 최대 4천개까지 돌릴 수 있게 성능을 최적화한 '파운데이션' 버전과 여기에 고급 대시보드, 오케스트레이션, 마켓플레이스 구축 포털 등을 더한 '엔터프라이즈'버전, 2가지다.

HP클라우드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스페인 'HP디스커버'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설치형 클라우드 구축SW다. HP가 직접 만든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플랫폼 'HP클라우드OS'와 기존 IT환경을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해주는 'HP하이브리드클라우드관리플랫폼(HCMP)'을 포함한다.

클라우드OS는 지난해 7월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지난 2011년 상용화된 HP의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HP클라우드닷컴(hpcloud.com)'의 인프라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를 포함해 HP의 클라우드 솔루션과 기술, 시스템을 도입한 고객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천900곳이며 연간 60% 증가 추세다.

HP는 클라우드닷컴 서비스를 통해 3년간 쌓은 클라우드 운영 노하우와 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기술 도입을 어려워하는 기업들에게 오픈스택 클라우드의 가치를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오픈소스를 도입시 일반적으로 필요한 검증과 구축 절차 및 인력과 시간 등 비용을 줄여 주겠다는 얘기다.

한국HP 클라우드사업부 세일즈담당 신재현 부장은 HP클라우드시스템은 개방된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HP하드웨어뿐아니라 어느 경쟁 제조사의 솔루션과 제품이든 상관없이 지원한다며 미래 클라우드는 오픈소스 기반이라고 말했다. 신 부장에 따르면 HP클라우드시스템은 HP뿐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x86 하드웨어로 구성된 인프라에도 잘 돌아간다. 그 안정성이나 기술지원도 HP 자체 서비스 역량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드웨어 종속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레드햇 오픈스택을 활용해 자사 하드웨어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추구하는 델과는 다른 모습이다.

HP는 오픈스택 전략에 있어 자체 소프트웨어와 관리 역량을 통한 차별화를 이점으로 내세웠다. 오픈스택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주요 참여사로, 소스코드 커밋(개발 결과물을 적용)할 수 있는 개발자들을 직원으로 확보하고 있어 장기적인 오픈스택의 로드맵에 대한 선도적 지원과 발빠른 신기술 도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HP의 클라우드 전략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뿐아니라 기존 구축된 내부 IT환경에 추가되는 클라우드 환경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는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는 시장에서 VM웨어의 'v클라우드하이브리드서비스'나 'MS 애저 하이브리드클라우드'같은 솔루션과의 경쟁을 예고한다.

아무래도 당장 HP의 관심은 지난달 클라우드시스템 국내 출시가 예고됐을 때처럼 업체간 경쟁보다 판 키우기에 있는 듯하다.

일례로 고객사의 HP클라우드시스템에는 프라이빗 환경에서 돌아가는 워크로드가 자원 부족으로 외부 인프라를 필요로 할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HP는 같은 방식의 인프라 연계기능을 MS 애저로도 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기술 및 비즈니스 파트너 프로그램 제휴를 통해 국내 클라우드사업자와도 이를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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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회사는 HP클라우드시스템을 공급시 고객사에게 하드웨어와 오픈스택 기반 '컴퓨트노드'에서 돌아가는 가상화SW 설치 및 장애처리에 대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전담한다. 여기엔 레드햇 오픈소스 하이퍼바이저뿐아니라 VM웨어의 기술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HP클라우드시스템이 현재 8버전에서 이후 8.1버전으로 올라가면 MS의 기술에 대한 지원도 추가될 예정이다.

즉 HP클라우드시스템을 쓰는 고객사는 꼭 HP의 서버를 필요도, 특정 하이퍼바이저를 쓸 필요도, 특정한 파트너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연계할 필요도 없다. 그냥 라이선스를 사서 구축하면 된다. 이쯤 되면 HP는 당장 큰 돈을 벌 욕심은 없는 것 같다. 시장에서 원하는 개방형 기술과 플랫폼에 대한 지원 역량과 노하우를 발빠르게 제공해 오픈스택 진영 안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