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장 커진다, 카카오도 합류

일반입력 :2014/04/06 12:14    수정: 2014/04/07 07:29

남혜현 기자

통한다, 가볍다, 돈 된다

웹툰 시장으로 국내 주요 모바일 플랫폼이 모이고 있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다음, 네이트 등 포털 3사가 키워온 웹툰 시장에 모바일 메신저 강자 카카오가 합류한다. 스타트업 레진코믹스가 부상하는 등 니치 마켓을 겨냥한 웹툰 플랫폼을 모두 합치면 관련 사이트만 10여개가 넘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자사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이달 말 웹툰·웹소설 연재를 시작한다. 카카오 페이지는 그간 완결된 만화, 소설의 단행본을 판매해 왔으나 신규 콘텐츠 추가를 통한 수익성 제고의 일환으로 웹툰과 웹소설을 도입키로 했다.

카카오를 비롯 주요 인터넷 선수들이 웹툰으로 몰리는 것은 콘텐츠의 잠재력과 모바일에 최적화한 특성이 한 몫한다.

지난해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밝힌 '네이버 웹툰' 평균 이용자 수는 하루 620만명, 월 1천700만명이다. 매월 국민 3분의 1이 웹툰과 통하는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을 통해 접속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는 설문조사 결과 웹툰 소비자 중 58.6%가 '이동중'에 만화를 본다고 밝혔다. 동영상 같은 경쟁 콘텐츠 대비 상대적으로 '가벼운' 웹툰이 트래픽 부담이 적어 가능한 일이다.

매출 잠재력도 크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15년 기준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3천억원 수준이다. 유료 웹툰 매출, 작가 고료, 캐릭터 판매 매출 등만 집계한 보수적 잠정치다. 업계는 배너 광고, 브랜드 웹툰, 저작권 판매 등을 고려하면 내년 연말까지 실제 시장 규모가 5천억~6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KT 경제경영연구소 김재필 팀장은 보수적으로 잡은 내년께 웹툰 시장 규모가 3천억원 수준이라며 웹툰 광고 시장이 커졌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판권을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 같은 2차적인 부가가치도 커질 것으로 보여 시장 규모에 대한 상향 조정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면서 업계는 올 하반기 웹툰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에서 네이버 웹툰이 호평받은데 이어 올 런던 도서전에는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사업부장이 초청받아 강연한다. 해외서 '웹툰'이라는 개념이 없는 가운데 한국인이 주도한 북미 첫 웹툰 포털 '타파스틱'이 디씨코믹스의 사이트 순위를 앞지르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해외 진출을 선언한 국내 웹툰 서비스는 '라인 웹툰'과 '레진코믹스'다.

먼저, 네이버는 세계 4억명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웹툰을 결합, '라인 웹툰'을 만들어 영어와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서 대중성이 검증된 만화 40여편을 선발했다. 네이버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웹툰&웹소설 부서를 본부 직속 조직인 '셀(Cell)'로 재편하고 기동성을 위해 사내 벤처와 같은 독립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부분 유료화 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레진코믹스도 일본 시장을 겨냥한다. 우선 한국 시장서 반응이 좋았던 만화를 선별해 일본 시장에 진출, 현지 반응을 점검한 이후 일본 작가나 출판사들과 제휴해 웹툰 매체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웹툰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본서 전문 매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셈이다.

레진코믹스의 계획은 국내 시장서 거둔 나름의 성공에 기반한다. 이 회사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0개월간 벌어들인 매출은 30억원으로, 매월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콘텐츠가 대거 보강된 지난해 11월에는 한꺼번에 매출이 75%가 늘기도 했다. 현재 직원도 13명으로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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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국내 웹툰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네이버 라인처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킬러 콘텐츠로 웹툰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후발주자인만큼 스타 작가를 얼마나 많이 빠르게 유치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포털 등 기존 웹툰 강자와 협력하는 것도 카카오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이 외에 웹툰을 원천소스로 한 2차 활용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기 포털 웹툰은 물론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마니아 만화를 확보하고 있는 신흥 웹툰 플랫폼들도 웹툰을 드라마, 영화, 게임 등 2차적인 새로운 문화 상품과 결합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