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테크]"건실한 기업에서 스타트업 시작하기"

일반입력 :2014/04/03 16:32    수정: 2014/04/08 08:40

특별취재팀 기자

7개월 동안 스타트업을 꾸려가는 돈을 계산해보니 9억3천만원이더라. 14명이 모여서 1인당 인건비를 600만원씩만 책정해도 답이 없었다

안준석 골프존 프로듀서(PD)는 3일 '게임테크 2014'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 건실한 중견 기업과 손잡고 게임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고려해볼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안 PD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다. 스타트업을 만들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힌 벽은 재정문제다. 인건비를 포함해서 아웃소싱, 부대 비용을 모두 합치면 일년에 최소 15억원은 잡아야 한다.

게임 개발 도중 좋은 인력을 구하려고 해도, 회사가 계속해 생존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스타트업이 좋은 인력을 끌어 오기가 어려운 이유다. 결국 안 PD는 생존을 위해 건실한 기업 안에서 스타트업을 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처음부터 좋은 결과가 있던 것은 아니다. 제안 메일에 퇴짜 답메일도 왔다. 그래도 계속해 문을 두드렸다. 결국 안 PD의 비전을 공감한 곳은 전문 게임업체가 아닌 골프존이었다.

안 PD도 골프존도 나름 모험이었던 셈이다. 그는 골프존이 모바일 게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최근 롱런하는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은 3개월 짜리'라는 세간의 평가가 틀렸다는 것을 자료로 증명했다.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설득의 포인트다. 그는 골프존에 들어와 만들 게임을 '3D 비주얼, 스타일리시 액션, 실시간 멀티플레이'로 잡았다. 최근 나온 모바일 게임을 분석해 나온 결과다.

그는 골프존에 들어올 때는 개인 자격으로 먼저 합격해 들어왔고 이후 공모를 통해 팀원을 모집했다며 최근 모바일 게임 상황을 잘 분석해 회사를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골프존 입사 후에는 사람을 뽑는데 가장 큰 노력을 들였다. 선호하는 인재는 멀티플레이어였다. 예컨대 프로그래밍을 하는 애니메이터, 엔진관련 책을 쓰는 모델러, 모델링하는 원화가 등이 안 PD의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멀티플레이어들이 함께 일하면 업무 이해도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후 퀄리티를 위해 멀티플레이어에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당하는 기간도 필요하다는 교훈도 얻었다.

모바일 게임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에도 자신의 경험에 빗대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라는 것이다. 그가 중견 기업에 지원 메일을 낸 것도, 실행력의 단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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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모바일 게임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한 번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여러번의 실패가 이어지도라도 꾸준히 투자하고 시간을 쓴 사람이 결국은 성공한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곧 찬란한 결실로 이어진다는 것은 환상이라며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완벽하게 증명하기 까지는 10년이 걸렸다, 그만큼 실행력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