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준안보다 나은 포털 자율규제"

일반입력 :2014/04/03 11:14    수정: 2014/04/03 18:35

남혜현 기자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일반 정보와 광고를 구분하는 방법을 바탕색 음영 깔기에서 '광고' 문구 삽입으로 바꿨다. 자체적으로 더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구글의 자발적 변화를 바라보는 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굳이 정부 가이드라인이 아니더라도 기업이 얼마든지 판단에 따라 효과적인 자구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기 때문이다.

3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달 중순 데스크톱PC 검색 페이지를 개편하고, 검색 광고 바탕에 깔았던 음영 표시를 제거했다. 지난 9월 구글 본사가 모바일에 적용한 검색 화면을 최근 데스크톱 PC로 확장하며 사용자 반응과 경험을 실험 중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구글은 '광고'라는 밝은색의 라벨 등을 포함해 모바일 구글 검색의 룩앤필을 업데이트한다고 발표했다며 구글은 다양한 스크린에서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 라벨을 데스크톱 결과에도 테스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음영 표시가 광고와 일반 검색을 구분하는데 크게 효과가 있지 않은 것으로 봤다. 검색 광고에는 '광고'라는 문구를 붙이는 것으로 우리 정부가 세운 기준안에 충분히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광고영역과 정보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목적인데 구글은 광고마다 '광고'라는 표시를 해놨기 때문에 기준안 취지를 살린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이 검색 광고에 '광고'자를 붙이기로 한 이유는 미래창조과학부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과는 별개다. 구글은 본사 차원에서 지난해 9월 모바일 검색 광고 구분을 음영에서 문구 표시로 바꿨다. 이번 데스크톱PC 버전 확장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스크린에서 동일한 경험을 갖게 하겠다는 구글 전략 때문이다.

때문에 포털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공정위가 각각 인터넷 포털 사업자를 대상으로 발표한 규제안이 효율성은 없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활동만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에 정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는 것이 국내 업체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모범거래기준안의 적용 범위를 국내서 사업하는 모든 포털을 대상으로 삼았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사실상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업자들에 우리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적다. 더군다나 미래부가 발표한 인터넷 검색 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은 구글 등 외국 기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반대로 국내 포털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규제안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들은 공정위 기준안 마련 전인 지난해 10월 미래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 발표에 맞춰 검색 광고에 음영을 도입했다. 자율 규제 형식으로 공정위에 제출한 동의의결안에서도 음영을 통해 검색과 광고를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의결안은 포털이 공정위와 조율 아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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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사실상 '규제안'에 해당하는 권고, 또는 기준안을 부처별로 만들어 놓고 국내 포털 기업들만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포털 규제안 자체에 대한 실효성은 물론이고, 규제 대상에 대한 형평성도 떨어져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음영을 빼고 광고 문구 삽입을 도입한 것은 규제 역차별 사례로도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외국계 기업에 규제 권한이 못 미칠거라면 형평성을 위해서 규제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