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나라별 최적화 '알트코인' 뜬다

일반입력 :2014/03/31 17:47    수정: 2014/04/01 08:00

손경호 기자

비트코인에 사용된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를 지역별 정치, 경제 상황에 맞게 만든 일명, 알트코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을 나라별 특성에 맞게 최적화한 현지화 버전이 뜨고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전문 블로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사용된 암호화 프로토콜을 응용한 알트코인들 중 현재까지 국가 단위에서 성공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8개로 나라별 정치,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암호화 화폐 시장규모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60억달러 규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뒤를 알트코인이 잇고 있다. 국가별로 자체적으로 사용되는 알트코인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진 것은 아이슬란드에서 유통되고 있는 오로라코인(AUR)이다.

31일 기준 오로라코인은 달러화로 환전했을 때 2천382만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이 나라에서 사용되던 화폐인 크로나는 달러 대비 환율이 폭락하면서 1달러당 65크로나에서 137크로나까지 치솟았다. 이에 아이슬란드 정부는 캐나다 달러로 환전하는 것조차 엄격히 금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함께 등장한 것이 오로라코인이다. 이 나라 기업가로 알려진 발데르 오딘슨은 채굴가능한 오로라코인을 모은 뒤 지난 25일부터 자국 국민 33만여명에게 1인당 약 32오로라코인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발데르 오딘슨은 정부가 주도한 환율정책 실패에 대한 반감으로 직접 국민들끼리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 화폐를 만들자고 했다.

스페인에는 스페인코인, 페세타코인 2종류의 알트코인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스페인코인은 188만달러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 인구 4천67만명인 스페인은 국가 단위 암호화 통화를 가진 나라 중 가장 큰 인구규모를 자랑한다.

스페인코인 역시 스페인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분위기속에 만들어졌다. 지난 6년 간 경제위기를 겪는 동안 빚만 쌓고,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성격이다.

스페인코인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모은 코인의 절반을 자국 내 암호화 화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총 5단계로 진행되는 배포계획은 1단계에서 1인당 100 스페인코인(SPA)씩 총 5만명에게 전달하고 순차적으로 코인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페세타코인은 44만7천달러 규모다. 페세타는 유로화로 통합되기 전 스페인에서 쓰던 고유 화폐로 1억6천600만 페세타코인(PTC)이 스페인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스페인코인과는 달리 일반 국민들에게 무료 배포 계획은 없다.

앞으로 디지털 경제를 창조하기 위해 새로운 교환수단으로 알트코인에 주목하는 나라도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스코트코인 9억8천만개가 선발행될 예정이다. 비트코인 팬이자 수 년간 금융/기술분야에서 일해 온 데렉 니스벳이 만든 스코트코인은 2천만개가 새롭게 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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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유럽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전 국가적인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던 키프로스에서는 아프로디테코인이 새롭게 등장했다. 앞서 오로라코인과 마찬가지로 아프로디테코인은 사전에 발행된 물량의 약 75%가 키프로스 사회보장번호를 기반으로 1인 당 25.4 아프로디테코인(APH) 만큼 배포될 예정이다. 첫 배포는 4월21일로 예정됐다.

이밖에도 영국 헐 시티 지역에서는 첫 영국 지역 정부가 운영하는 '헐코인'이 발행됐다. 이 코인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이 지역 내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해당 코인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는 방법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