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중심사회 위해 공무원 인식 바꾸겠다"

일반입력 :2014/03/31 17:47    수정: 2014/04/01 08:01

소프트웨어(SW)라는 대상이 갖는 큰 특성을 이해한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현존하는 SW정책의 상당부분은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게 많아요.

김진형 SW정책연구소장이 31일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연구소 개소식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SW정책이 소기의 목적이라도 달성하려면 출발점부터 재설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정부가 여러 SW정책을 추진해왔지만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자화자찬 성격이 컸다. 정책을 집행해 온 공공기관, 공무원의 자체 평가는 SW업계의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정책 정책의 방향성보다 정책이 당초 지향했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행 역량 부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말만 무성했지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은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정부는 SW를 구매하면서 어느 회사 누가 만들었는지, 개발하는데 몇시간 걸렸는지 따진다. 의료행위나 법률서비스같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토목공사처럼 주어진 시간과 투입된 인력의 규모를 기준으로 잡으려는 관행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SW를 구매하면서 몇시간 걸렸느냐 누가 만들었느냐를 논하는 태도는 SW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가 안 된 것이라며 SW가 진정한 지식창조사회의 제품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SW산업진흥법 내용도 결국 정부 기관이 기존 관성의 틀에 갇혀서 군데군데 기워지는 방식으로 개정이 이뤄지다보니 궁극적으로 옳은 출발점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이날 SW정책연구소 개소식에서 'SW중심사회'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경제 번영, 사회 발전, 학문과 예술 창달 문화와 지식 창출을 SW로 이끄는 사회를 말한다.

SW정책연구소는 한국사회가 이런 SW중심사회로 변화하는데 있어 의미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SW소비자'인 정부 기관과 공무원 등의 인식 개선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김 소장은 SW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더불어 미래창조과학부같은 정책 추진 주체가 아니라 교육부, 중소기업청 공무원같은 SW소비자로서의 정부에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구소 개소식에 이어 진행된 기념 컨퍼런스에는 초청 연사들의 기조 강연이 이어졌다.

주한영국대사관 스콧 위트먼 대사가 앞으로의 번영을 위해 SW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현지 IT교육 및 정부 정책 수단을 통해 영국에서의 인식 변화를 뒷받침한 과정이 설명됐다.

또 구글의 수전 D. 포인터 대정부담당 시니어 디렉터가 '창조경제에서의 정책수립'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의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경제 정책에 대한 내용이었다.

관련기사

이어 명지병원 정지훈 IT융합연구소장은 '기계와의 전쟁'이란 주제로 SW를 포함한 혁신기술이 미래사회에 끼칠 영향아래 일자리 확대와 생산성 향상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후 SW정책연구소에 거는 기대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가 진행됐다.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한양대 원유집 교수, 김규동 KGIT 대표, 김현주 여성IT기업인협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