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홍원표 vs 구글 피차이…新라이벌전

차세대 OS 전쟁 선봉으로 만나

일반입력 :2014/03/20 08:56    수정: 2014/03/23 14:23

김태정 기자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들어 어깨가 몇 갑절 무거워졌다. 그의 책임인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회사가 웨어러블 사업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과도 OS로 경쟁하겠다는 회사의 의지표현이다. 그 선봉에 홍 사장이 자리했다.

-구글의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수석부사장도 올해 웨어러블 승부수를 던졌다. 웨어러블 전용 OS ‘안드로이드웨어’가 야심작이다. 애플이 웨어러블 부문에서 아직 잠잠하기에 삼성전자 타이젠과 우선 맞붙게 됐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었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공룡의 머리가 됐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OS 경쟁에 돌입함에 따라 양측의 소프트웨어 지휘관들도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홍원표 사장과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그간 걸어온 길은 다르면서도 닮았다. 회사가 소프트웨어 전력 보강을 위해 외부에서 수혈한 인사라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1960년생인 홍 사장은 미시간대학 전기공학 박사 출신의 엔지니어다. KT휴대인터넷 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7년 삼성전자에 합류, 2013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현재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 기지인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센터장이다. 삼성그룹 출신을 중용해온 삼성의 ‘순혈주의’를 타파한 대표인사로 꼽힌다.

지난 2009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시절 모바일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무기로 회사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다.

1972년생인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인도 태생이며,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서 일하다가 2004년 구글에 영입됐다. 인도공과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웠지만 놀라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췄다. 그 유명한 크롬 브라우저를 만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위협한 주역이다.

지난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으로부터 안드로이드 총괄 자리를 가져올 정도로 사내 파워가 막강하다. 일각에서는 래리 페이지 CEO와 각별한 사이인 피차이 수석부사장이 루빈 수석부사장을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한다.

■회사의 전폭지원, 물러설 곳 없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계획단계부터 홍 사장과 피차이 수석부사장의 결전은 업계가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로 예고돼왔다. 웨어러블만 놓고 보면 이미 불붙은 경쟁이다.

홍 사장이 지난 17일 ‘기어2(손목착용)’ 전용 타이젠 애플리케이션 개발도구(SDK)를 공개하자 몇 시간 만에 피차이 부사장은 ‘안드로이드웨어’ 발표로 맞불을 놓았다. 홍 사장은 “더욱 진화된 SDK와 고객이 만족할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고, 피차이 부사장은 “이제 웨어러블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OS 생태계 확대를 위한 개발자 영입에 팔 걷은 상황.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를 주관하는 장면은 이제 익숙하다. 유능한 개발자 한명이라도 더 얻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무대를 휘젓는다.

객관적인 전력은 지난 수년 안드로이드 거대 생태계를 만들어 온 구글이 크게 앞서있다. 신예가 자리 잡기 어려운 OS 시장이다. 홍 사장에게 삼성전자가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지난해 연구센터 투자액 14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이 소프트웨어의 몫이었다”며 “올해부터 타이젠 중심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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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이 부사장은 자체 제조 기반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LG전자, 모토로라, 포실(시계 제조사) 등과 손잡았다. ‘넥서스’ 시리즈를 만들며 호흡을 맞춰 온 LG전자와 달리 다른 제조사들의 제품 양산 능력에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타이젠으로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어느 정도라도 뺏으려하면서 구글과 새 경쟁이 시작됐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팀국 애플 CEO의 구도처럼 ‘홍원표-피차이’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