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후 첫 주말, 빙하기 속 편법 꿈틀?

시장 쿨다운…유선상품·알뜰폰 보조금↑

일반입력 :2014/03/17 16:59    수정: 2014/03/18 10:06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3사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첫 주말, 전체 통신유통 시장이 얼어붙었다. 번호이동 건수가 떨어진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스팟 보조금을 찾기 어려워졌다. 다만 알뜰폰(MVNO) 진영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벌인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지난 13일 전체 번호이동(MNP) 건수는 3천621건, 14일은 4천733건을 기록했다. 알뜰폰을 포함한 번호이동 건수는 13일 7천600건, 14일 9천120건 수준이었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14일 기준으로 유일하게 정상 영업을 했던 SK텔레콤만 5천9건 늘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천809건, 2천200건 순감했다. 이는 영업정지 하루 전인 12일 4만9천353건(알뜰폰 포함 5만3천747건)에 비해 대폭 줄어든 건수다.

3사 정상영업 평균치와 비교하면 SK텔레콤이 정상 영업 중이라고 하더라도 시장 전체가 쿨다운 돼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조는 영업정지 후 첫 주말인 지난 15일~16일까지 지속됐다. 통상적으로 스팟 보조금이 주말 밤에 주로 투입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통사 영업정지는 지난 13일 KT,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오는 5월 19일까지 지속된다. 사업자별 영업정지 기간은 KT의 경우 13일부터 4월 26일까지, SK텔레콤은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LG유플러스는 두 차례에 걸쳐 13일부터 4월 4일까지, 4월 27일부터 5월 18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에는 신규 가입자, 번호이동, 기기변경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금지된다. 예약가입, 가개통 모두 마찬가지다. 단, 기기변경은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파손했을 경우나 24개월 이상 사용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초고속인터넷, IPTV 등 유선상품도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다. 때문에 일부 이통사가 유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대비, 유선 점유율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기업, 단체 등 특판 영업 관련 보조금을 상향 조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유선(초고속+IPTV) 목표치 미달성시 무선 보조금을 50% 삭감한다는 압박을 가하거나, 일부 매장에서 정상 영업을 하는 것처럼 광고 포스터를 게재하면서 기기변경이나 변칙영업(예약모집) 등을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주말 동안 전반적으로 40~60만원 수준의 보조금이 형성되는 등 크게 과열되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온라인 채널에서 게릴라식으로 저렴한 물량이 올라오기는 했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알뜰폰에서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CJ헬로비전 등 일부 대형 알뜰폰 사업자는 평균 70만원대, 최대 84만원까지 현금 보조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만2천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12만원 이상 요금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이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신규 가입자를 20만명 이상 유치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주말동안 갤럭시노트2 25만원, 갤럭시S4가 28만원에 팔리는가 하면, LG G2가 25만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경쟁사에서 유선상품에 대해 인터넷 3개월 무료, IPTV 반값 요금 등을 내걸고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정지로 무선시장이 안정화된 기간 동안 유선 시장 과열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앞서 지난 13일부터 오는 5월 19일까지 이통3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알뜰폰을 제외한 이통3사의 영업이 금지되며, SK텔레콤-SK텔링크 등 알뜰폰을 통한 우회 영업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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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관계자는 “본사 차원이 아닌 이통3사 영업정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리점, 판매점 단에서 자체적인 보조금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이 기간 동안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전체 순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 안팎”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올해 1~2월 들어 123대란, 211대란 등으로 대표되는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에 알뜰폰 가입자 확산이 주춤했다”며 “이통3사 영업정지로 인해 겨우 정상치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