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 데스크톱으로 회귀? 꿈 깨시라

MS, 터치 기반 OSUI 강화 전망

일반입력 :2014/03/16 08:44    수정: 2014/03/17 08:54

2년 전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 때문에 '피 봤다'는 PC 사용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윈도7에서 사실상 완성된 데스크톱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갈아엎고 느닷없이 '메트로UI'라는 터치 환경을 전면에 내걸어 불편을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윈도8에서 사라진 '시작 메뉴'가 데스크톱 운영체제(OS)인 윈도의 주요 기능을 쓰기 위한 출발점이었기에 사용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사용자 불편이 심각한 수준이란 여론이 들끓으면서 '윈도 성공 홀짝 주기설'도 간만에 부활했다.

홀짝 주기설이란 데스크톱용 윈도 시리즈가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미래 윈도도 그럴 것이란 가설이다. 윈도2000, 윈도XP, 윈도7은 성공했고 윈도ME, 윈도비스타, 윈도8은 실패했으니 홀짝 주기설은 업계에서 꽤 그럴듯하게 통했다.

홀짝 주기설은 윈도XP 이후 등장한 윈도비스타의 대실패 이후 유행했다가 윈도7의 성공으로 잠잠해졌다. 지금 최신 윈도 OS는 윈도8과 윈도8.1이다. 가설이 다시 회자되는 배경엔 윈도8은 실패했으니 후속판 윈도9 버전은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MS가 윈도8에서 시작 메뉴를 걷어내고 PC 환경에 어색한 메트로UI를 밀어부친 게 무리수였다는 평가는 업계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선 윈도9 환경이 데스크톱UI에 윈도7같은 시작 메뉴를 다시 부활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례를 보면, 윈도비스타가 실패한 것도 윈도XP보다 까다로워진 OS 보안 관리 기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MS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사용자에게 빈번한 '승인'을 요구했던 윈도비스타 보안 관리 방식을 윈도7에서 간소화해 성공을 거뒀다.

과연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외신들이 앞다퉈 전한 루머처럼, 분위기만 놓고 보면 MS가 윈도9에서 시작 메뉴를 부활시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시작 메뉴를 부활시킨다면 OS 초기 화면도 메트로UI 기반 애플리케이션 단추(타일) 배열이 아닌 데스크톱 바탕화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이는 MS가 간신히 모바일(태블릿) 쪽으로 내디딘 핵심 플랫폼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란 점에서 현실화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MS가 타협해서 시작 메뉴 기능을 되살리더라도, 첫 화면은 여전히 메트로UI를 고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지디넷의 마리 조 폴리 기자도 윈도9가 데스크톱으로 회귀하진 않을 것이라 보는 MS 전문가다. 그는 (메트로UI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윈도9은 당신의 구세주가 아니다라며 윈도9은 여전히 윈도8에서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메트로스타일, 타일 기반의 시작 화면을 품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MS는 윈도8.1 버전을 만들면서 비로소 약점이었던 소형 태블릿 기기에 걸맞는 7~9인치대 화면에 대응되는 시스템과 메트로UI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게 아무리 훌륭하지 못하더라도 사용자가 기존 데스크톱UI를 그대로 쓰는 것보단 나은 게 사실이다.

오히려 MS는 윈도9에 기존 윈도8 메트로UI 기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윈도슈퍼사이트'라는 기술블로그를 운영하는 윈도 전문가 폴 써롯이 인용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메트로디자인언어'라는 디자인 기술 새 버전이 곧 소개된다.

내달 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MS 연례 컨퍼런스 '빌드'가 차기 윈도 플랫폼 기술과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다. 윈도8.1 업데이트 변화뿐아니라 윈도9 버전 관련 고급정보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폴리 기자는 14일(현지시각) 빌드2014 행사를 앞두고, 앞서 언급한 윈도9 데스크톱 회귀설 부정의 근거를 포함해 윈도9 OS가 보여 줄 변화에 대해 간략히 정리했다.

윈도9은 그간 코드명 '스레시홀드(Threshold)'라 불리던 차기 윈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지난 2001년 출시된 X박스 게임 '헤일로(Halo)'에 등장하는 행성 이름이기도 하다. 조 폴리에 따르면 윈도9은 내년 봄, 4월 출시가 유력하고 10월 2차 업데이트가 이뤄질 듯하다.

윈도9에 MS판 시리로 불리는 음성인터페이스 기반 인공지능 비서 '코타나(Cortana)'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타나 역시 헤일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윈도폰과 윈도 태블릿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으로 활용될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윈도9는 윈도, 윈도폰, X박스간 호환성이 강화된 개발도구와 API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형인 윈도폰 앱스토어와 윈도스토어의 통합도 한층 가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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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윈도9 재고관리단위(SKU), 즉 에디션은 윈도8처럼 3가지로 나온다. 윈도9 모던 에디션은 메트로UI 애플리케이션을 가리키는 '윈RT 앱' 배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ARM과 인텔칩을 모두 지원하지만 기존 데스크톱 프로그램을 지원하진 않는다.

데스크톱을 지원하는 윈도9 PC 에디션도 출시된다. 이와 별개로 기업 사용자 환경을 겨냥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도 나온다. 이는 볼륨라이선스 계약시에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