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개발자가 API로 돈벌 수 있나?

일반입력 :2014/03/12 16:44    수정: 2014/03/12 16:44

KTH가 API스토어 전략의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유료 API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었다.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이에 KTH는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API스토어를 최근 'API스토어 허브 포털'로 개편했다.

KTH는 직접 소싱해 제공해 왔던 유료 API 20여 개와 국내 이통사 및 포털, 중소업체 등에서 개별적으로 공개한 80여개 오픈API를 합쳐 총 100여 개 API를 통합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이제 개발자들이 필요한 API 정보를 얻기 위해 각 사이트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API관련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종민 KTH 공간정보사업본부장은 API를 유통하는데 품질과 신뢰성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된 업체의 API를 찾다 보니 개수가 빨리 늘지 않았다며 사이트를 활성화 시키고 API에 대한 개발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허브포털로 전략 방향을 틀었다고 스토어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에는 이미 API 포털이 활성화돼있다. 수익모델을 갖춘 서비스도 있다. API 포털 '프로그래머블웹'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등록된 API는 1만개, 이 API를 활용해 새로 만든 매시업은 7천 개나 된다.

매셰입(Mashape)이라는 사이트도 있다. 유료 혹은 무료 API가 서비스 플랫폼에서 유통될 수 있게 소개하고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유료 API를 ASP형태로 제공하는 사업과 함께 API 라이프사이클 관리, 트래픽 제어, 과금 관리 등을 API 관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KTH가 추구하는 사업모델과도 유사하다.

이종민 본부장은 매셰입은 2010년 만들어진 스타트업이지만 최근 160만달러(17억원) 투자를 받는 등 가능성 있는 사업으로 인정받았다며 매셰입처럼 API를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API유통 사업이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와 국내는 사정이 좀 다르다는 점이 API 활용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매시업해 쓸만한 API가 부족하고 API를 사용하다 서비스가 중지되는 등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줌닷컴 검색API팀 손용민 팀장은 국내 API 활용이 크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오픈API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들이 상당수 단편적인 기술인 것들이 많아 실제 직접 구축하는 것이나 API를 사용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포털이나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오픈 API를 제공하다가 사용자수가 적거나 사용자 반응이 별로라고 생각되면 중지해버리기도 한다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API를 가져다 쓰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포털 관계자 역시 포털들이 API를 공개하는 이유도 개발자와 함께 상생하려는 차원이 크다며 유료 API시장이 크지 않다고 보고 비즈니스로 연결할 만한 API도 많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도 신뢰성 문제를 거론했다. 신뢰성과 관련한 리스크 때문에 사업 핵심 모델에 API를 쓰긴 어렵다며 API는 부가적인 기능이나 서비스에 필요한 수단 중 일부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모두 소극적이다고 전했다.

KTH역시 지난 1년간 API스토어 사업을 진행하며 국내 API 비즈니스의 한계점을 파악했다.

KTH 이종민 본부장은 국내 개발문화가 API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내는 SI 개발이 많기 때문에 월 사용료를 내는 API를 쓰는 것보다 직접 개발하는 것을 선호하는 구조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컴포넌트 개발 방법론을 적용해 기능마다 모듈화하면 좋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업체가 많다 보니 API를 뽑아내려면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며 API공급자 측면에서도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도 바쁜데 API 개발까지 추가로 할 여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KTH는 API가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기 위해선 개발자들이 API가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API 개발자 생태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모여드는 포털을 만드는 것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은 인기 있는 서비스에서 API로 뽑아내는 식이지만 앞으로는 처음부터 API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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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처럼 유료 API로 플랫폼에 올릴만한 기술을 소싱하는 전략도 계속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거나, 고도의 기술력이 있는 업체는 API를 비즈니스로 활용할 여지가 높다고 보고 타겟 업체로 삼고 있다.

KTH 이종민 본부장은 축적된 데이터나 고도의 기술력, 공공정보 등에서 뽑아낸 유용한 API를 활용해 대형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온다면 API활용 문화가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며 우선 API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활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