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IBM 中공장 파업, IBM이 해결할 일"

일반입력 :2014/03/12 10:19

IBM이 x86 서버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하기로 하자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 셴젠의 IBM시스템테크놀러지컴퍼니(ISTC) 공장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이대로 레노버에 넘어갈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레노버는 'IBM 쪽에서 해결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레노버는 지난 1월 우리는 중국 셴젠의 서버 공장을 포함한 IBM의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고, 이로써 우리는 즉시 세계 3위 x86 서버업체가 된다면서도 인수 계약은 아직 정부와 규제당국의 승인 전이고 레노버와 IBM은 독립된 회사라 공장 파업은 IBM 내부 문제에 해당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시작된 중국 셴젠의 IBM x86 서버 공장 파업에 현지 노동자 1천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존 IBM 글로벌 공급망 조직인 ISTC와의 고용계약이 IBM 서버 사업부 매각 때문에 일방적으로 파기되는 점을 문제삼아 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ISTC 공장 소속 노동자들은 자신의 미래를 양자택일 해야 했다. 하나는 12일까지 일한 뒤 위로금 6천위안(약 104만원)을 받고 퇴직하는 것이다. 퇴직하지 않으면 그 신분은 '자동적으로' 레노버 소속으로 바뀐다. 이 경우 위로금 6천위안을 받을 수 없다. 이를 보도한 셴젠TV채널은 이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들 가운데 어느 쪽도 중국 노동법 규정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업을 일으키고 시위를 벌인 공장 노동자들은 IBM이 x86 서버 사업 매각을 빌미로 일방적인 고용 계약 중단을 시킨 만큼, 평균 월급에 근속연수 2배수를 곱하고 1개월치 월급을 더한 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직업안전보건(OHS)에 책임을 지고 육아 및 임신 여부에 대한 추가수당도 지급하라고도 요구했다.

IBM이 파업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섰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지난 11일 중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시위 9일째를 맞은 노동자들 가운데 10명이 해고됐다. 같은날 샹하이데일리닷컴은 파업 2주차에 들어서 노동자 20명이 해고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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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벌어진 직후 공장을 포함한 x86 서버 사업 인수 주체인 레노버 쪽에서도 노동자들의 파업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상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레노버는 지난 1월 23일 23억달러에 IBM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해, 중소중견기업 수요를 겨냥한 저가형 서버 시장을 공략할 뜻을 밝혔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통해 50억달러 매출 증대와 기존 6위였던 x86 서버 시장 점유율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