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정지, 애플은 웃고 있네

아이폰 비수기…국산 신제품에만 직격탄 예상

일반입력 :2014/03/10 08:57    수정: 2014/03/10 11:15

김태정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가 애플에게는 오히려 득이 될 전망이다. 아이폰 판매 비수기여서 판매 타격이 미미하지만 삼성전자 실적 저하라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제재 조치에 따라 13일부터 KT와 LG유플러스를 필두로 이동통신사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KT는 13일부터 4월 26일까지, SK텔레콤은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LG유플러스는 두 차례에 나눠 13일부터 4월 4일까지와 4월 27일부터 5월 18일까지 영업을 정지한다.

이들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들의 피해가 상당하겠지만 애플은 예외다. 몇 가지 이유들이 뚜렷하다. 우선, 애플은 크게 잃을 것이 없다. 시장조사업체와 각 제조사들의 조사결과를 종합할 때 지난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고작 5% 정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70%, LG전자가 15%, 팬택이 10%대 초반, 그리고 나머지를 애플이 다른 자급제 업체들과 나눠가졌다.

국내에서도 아이폰 브랜드 인기는 상당 수준이지만 ‘아이폰5s’가 나온 지 5개월이 지난 요즘은 ‘아이폰 비수기’로 분류된다. 게다가 올 들어서 국산 제품 중심의 이동통신사 보조금 과다 투입으로 인해 애플 점유율은 더 줄었다. 결국 애플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도 평소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사 대비 수월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김태진 책임연구원은 “통신 영업정지에 따라 삼성전자가 판매량 수치상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애플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내 제조사 임원도 “아이폰 신제품 출시시기와 통신 영업정지가 겹친다면 애플도 걱정이 컸을 것”이라며 “지금 애플의 심정은 강 건너 불을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저하도 애플을 웃게 하는 대목이다.

4월 판매량만 지난 1~2월 대비 70만대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왔다. 45일 기간이면 100만대 감소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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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S5’ 출시 예정 시기인 4월 중순이 영업정지 기간의 한복판이다. 자체 매장을 통한 판매 증대를 모색하겠지만 이동통신사 보조금 없이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는 큰 규모까지는 아니어도 애플에 긍정적이다. 이동통신3사 중 이 회사만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