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선정 '10대 뜨는 기술’ 무엇?

신체적응 웨어러블, 스크린 없는 디스플레이 등

일반입력 :2014/02/27 10:26    수정: 2014/02/27 10:41

김효정 기자

세계경제포럼은 최근 2014년도 세계 10대 떠오르는 기술을 발표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10대 떠오르는 기술’은 2012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가 미래기술 글로벌아젠다카운슬(GACET) 의장을 맡았을 당시 시작돼 올해로 세 번째다.

이는 전세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11월 초 아랍에미레이트연방에서 개최된 GAC 정상회의에서 위원들이 최종 리스트를 만든 뒤 1월 말 다보스포럼에서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선정됐다.

올해 GACET를 중심으로 세계경제포럼에서 선정한 10대 기술은 다음과 같다.

1. 신체적응 웨어러블 전기전자기술

구글 글래스부터 손목에 착용하는 피트비트까지 웨어러블 기술은 지난 몇 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이들 기기들은 사용자의 운동 상태, 심장박동 수, 수면 패턴 등을 모니터하고 관리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이제 웨어러블 기술은 손목밴드나 신체에 고정시켜 사용하는 외부 장치에서 신체에 직접 착용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사용자의 건강기능을 지원하고 있어 인간과 기술 간의 경계는 점점 더 허물어지고 있다. 2. 나노 구조 탄소복합체

자동차를 포함해 운송수단에서 발생하는 매연은 심각한 환경오염원이다. 나노구조의 탄소섬유로 이루어진 신생 합성물질은 자동차 제조 시 무게를 10% 이상 감소시켜 에너지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요한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이용자의 안전을 개선시키기 위한 고강도 고장력을 갖춘 신생물질도 개발 중이다.

3. 해수 담수화 과정에서 금속 채취

마시는 물 부족 현상으로 해수의 담수화는 인류를 위한 새로운 유망기술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담수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고농축 소금물을 바다에 흘려보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리튬, 마그네슘, 우라늄, 칼슘, 포타슘 등을 함유하고 있는 고농축 소금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촉매제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고농축 소금물로부터 중요한 금속물질을 채취하는 기술은 향후 땅 속에서 혹은 호수의 퇴적물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수준의 비용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4. 전기 저장 그리드

전력망에 전기를 저장해두고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은 그동안 어려운 과제로 치부되었으나 미래에는 흐름전지(flow battery)가 개발되어 석탄이나 가스를 저장하는 것처럼 화학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이용 가능한 물질로 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에너지를 집적할 수 있는 고체전지(solid battery)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그래핀을 이용한 초고용량 커패시티(supercapacitor)는 초고속 충전과 방전을 수천 만 번 반복할 수 있도록 해주며, 움직이는 비행기 바퀴나 지하에 저장된 압축 공기을 이용하는 동력에너지 활용도 주요한 대체 에너지원으로 관심 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수소의 전기분해를 통한 이산화탄소 메틸화가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기술은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급속도로 발전해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5. 나노선 리튬이온 전지

리튬이온전지는 핸드폰, 노트북 컴퓨터, 전기차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근래에는 성능이 보강된 실리콘 양극을 개발 중이며, 실리콘 나노와이어나 나노입자를 통해 전기밀도를 높이고 고속충전과 전력전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실리콘 양극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의 리튬전지보다 더 빨리 충전되고 30%-40% 전력을 더 생산해 전기차의 상용화와 일반 가정에서의 태양에너지 활용을 앞당길 것이다. 앞으로 2년 내에 실리콘 양극 리튬 배터리가 탑재된 핸드폰이 등장할 것이다.6. 스크린 없는 디스플레이

현대 통신기기가 소형화되면서 사용자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기기를 쓰는 게 불편해졌다. 이를 위해 스크린 없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있다. 자판기가 스크린에 보여 지는 대신 사용자 앞에 투영되어 사용된다. 또 홀로그램으로 공간에 투영되는 방식이 아닌 디스플레이가 인간의 망막에 바로 투영됨으로써 무거운 하드웨어를 없앨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자의 컴퓨터를 볼 수 없어서 개인정보도 보호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7. 인간 마이크로비옴(미생물군집) 치료제

인간의 신체는 하나의 유기체라기보다는 수백만 개의 미생물로 구성된 생태계라 볼 수 있다. 미생물군집은 수억 조의 세포를 구성하고 신체 무게의 1%~3%를 차지한다. DNA 배열, 생물정보학, 세포배양기술 등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미생물 종이 인간의 몸에 서식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는 특정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중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 미생물군집을 연구해 질병이나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술은 향후 보다 더 왕성하게 발전하리라 예측된다.

8. 리보핵산(RNA) 기반 치료제

리보핵산(RNA)는 세포생물학의 필수 분자로 DNA에 코딩된 유전자 정보를 단백질 생산에 전달함으로써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단백질 생산은 인간의 질병이나 장애를 초래하는 핵심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RNA 치료법은 기존의 약물치료로는 불가능했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 제약회사나 학계, 일반 기업에서는 RNA에 기반을 둔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서로 협력하고 있다. 수년 내 RNA는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병들에 대해 기존의 제약회사에서 제공할 수 없었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9. 자신에 대한 정량적 기록과 예측분석

지금까지 ‘수치로 보는 자신(Quantified Self, QS)’은 사용자의 건강상태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일상에서 얻는 지속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것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시대에는 QS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람들은 누구와 교류하고 어디를 가는지 혹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활동영역에서 얻은 방대한 자료와 특화된 기계인지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생활습성이나 행동 등에 대해서 보다 더 자세하게 알게 되고 예측하게 된다. 이는 나아가 도시설계, 개인의 특성에 맞는 의료서비스, 지속가능한 환경, 진단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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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뇌-컴퓨터 이어주는 인터페이스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움직이는 것은 예상외로 빨리 실현될 수 있는 기술이다.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컴퓨터가 직접 두뇌의 신호를 받아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뇌 주파를 컴퓨터가 직접 읽고 해석함으로써 로봇의 팔을 움직여 커피를 마시거나 휠체어를 민다. 시각 장애자의 뇌 속에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컴퓨터 장치를 직접 이식함으로써 시력을 회복해주기도 한다. 최근 연구자들은 여러 사람들의 뇌를 직접 연결하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또 컴퓨터가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컴퓨터로 만든 기억을 인간의 뇌에 주입시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종래에는 컴퓨터 파일로 된 기억을 인간의 뇌에 주입함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