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24시간 온라인 쇼핑 시대 열었다

오픈마켓-소셜커머스, 모바일 통해 재도약

일반입력 :2014/02/26 09:51    수정: 2014/02/26 10:06

남혜현 기자

# 서울 근교에서 홀로 자취하는 30대 직장인 A 씨는 생필품 쇼핑을 스마트폰으로 한다. 생수나 쌀 같은 상품을 굳이 마트에 가서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A 시는 시간이 날 때 잠깐씩 오픈마켓이나 대형마트 모바일 페이지를 이용하는데, 반복구매 상품을 등록해놓고 쓰기 때문에 검색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느낀다.

'기저귀, 분유, 생수, 쌀, 속옷'

최근 오픈마켓 모바일 페이지에 '가장 많이 팔린 상품'으로 올라온 항목들이다. 자주 구매하되, 중량이 무거워 직접 들고오기 어렵거나 굳이 눈으로 확인 안해도 되는 상품들이 대다수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대한 경험과 신뢰가 쌓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쇼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쇼핑 경험 변화에 영향을 줬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했다.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상점들도 바빠졌다. 관리해야 할 판매 채널 중 모바일이 1순위로 떠올랐다. 모바일 시장에서 소셜커머스가 약진한 가운데 오픈마켓들도 저마다 '큐레이션'을 표방하며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모바일로 전환, 24시간 경쟁 체제

온라인 쇼핑몰에 모바일은 강력한 판매 채널의 출현이다. 예전에는 이용자들이 PC를 켜는 낮 시간 동안에 주로 온라인 마켓에 접속했다면 지금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까지, 24시간 스마트폰으로 상품 구매를 고민한다.

이용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는 시대, 오픈마켓의 최대한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강점은 광범위한 상품의 확보와 큐레이션 서비스로 인한 상품 추천 서비스다.

오픈마켓은 공간의 제약이 없다.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셀러들에 장터를 개방한 것이기 때문에 웬만한 물건은 모두 갖추고 있다. 생필품에서 지역 특산물, 의류는 물론 명품, 여행상품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만 잘 하면 사지 못할 상품은 없다.

예컨대 오픈마켓 옥션 모바일 앱에서 '이천 쌀'을 검색하면 288개의 상품이 나온다. 너무 많다 싶으면 일반쌀이나 현미 등 카테고리를 나눠 보거나 가격대를 압축해 다시 찾을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이라는 광범위한 상품 확보면에서 오픈마켓이 다른 채널에 비해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큐레이션'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각각 '슈퍼딜' '올킬' '쇼킹딜'이라는 이름으로 큐레이션 서비스를 내놨다. 큐레이션은 오픈마켓이 직접 고른 상품을 이용자들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소셜커머스와 유사한 형태로, 특정 시간 동안 반값에 가까운 값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각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모바일 쇼핑 앱의 성과는 크다. PC에서 네이버 지식 쇼핑 같은 포털의 비중이 큰 반면, 모바일에서는 아직 오픈마켓들이 자체 앱 운영으로 승부를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꾸준한 마케팅과 홍보로 앱을 통해 직접 각 오픈마켓에 접속하는 이용자들 비중도 크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각 업체별로 거래액의 13~20%가 모바일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모바일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어 오픈마켓들이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신뢰다지기 나선다

모바일이 오픈마켓에 새로운 채널이라면, 소셜커머스에는 성장 토대 그 자체다. 소셜커머스가 지역 상품 거래(지역 딜)를 토대로 생겨난 만큼, 전체 거래액 규모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

다만 소셜커머스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모바일 이용자들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는 각개전투하는 소셜커머스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지난 3년간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최근에는 이용자 신뢰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값' '최저가' '싸다' 등의 표어로는 오픈마켓을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저마다 '고객이 우선'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들고 나온 것도 이같은 이유가 밑바탕에 깔렸다.

오픈마켓이 큐레이션 서비스로 소셜커머스를 따라간다면, 업력이 긴 오픈마켓의 신뢰도 확보를 소셜커머스가 따라가는 형국이다. 서비스 초기에 소비자 신뢰도 부분에서 잡음이 있었던 소셜커머스들이 각 업체별로 강력한 책임 묻기 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위메프는 최근 임직원 고과 평가를 '재구매율'에 뒀다. 한 번 위메프 상품을 구매했던 이용자가 다시 자사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품질이나 서비스에 만전을 기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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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직원들은 최근 직접 상품 배송에 나서기도 했다. 이용자들에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이벤트다. 위메프와 티몬은 의류 등 소호 상품을 특정 기간동안 '무료 반품' 할 수 있게 했다. 소셜커머스 구매 경험을 늘리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경우 아직 방문자 수와 실제 거래액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셜커머스가 기업 성장 방향을 양에서 질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