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안개 컴퓨팅으로 IoT 맹주 노린다

일반입력 :2014/02/26 16:09

시스코시스템즈의 사물인터넷(IoT) 전략은 단순한 요소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판을 리드할 수 있는 플랫폼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시스코는 자사 IoT전략의 기반이 될 핵심 비전으로 올초 회사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포그컴퓨팅'을 꼽는다. IoT그룹의 제품 솔루션 마케팅 총괄 임원인 로베르토 데라모라(Roberto De La Mora) 수석이사는 이달초 공식블로그에 일련의 포스팅을 게재해 포그컴퓨팅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포그컴퓨팅은 클라우드컴퓨팅과 서비스를 네트워크의 말단부(edge)로 확장한 패러다임을 가리킨다. …(중략)… 그 가장 독자적인 특성으로 사용자와의 인접성, 지리적 분포, 모빌리티 지원 수준을 꼽을 수 있다. …(중략)… 이 패러다임은 서비스품질(QoS)을 높이고 지연시간을 줄인 결과로 사용자경험을 확 높일 수 있다.

시스코는 자사 네트워크 장비의 연산 및 스토리지 자원에 접근하는 서비스인프라를 '포그(fog)'라고 표현하고 있다. 포그컴퓨팅은 클라우드와 비슷하게 데이터 연산,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사용자에게 클라우드처럼 느껴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전체 흐름에서는 클라우드와 큰 차이가 있다. 포그컴퓨팅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가 종종 '백본'이라 불리는 코어네트워크가 아닌 셋톱박스(STB)나 액세스포인트(AP) 등 가까운 곳에서 곧바로 제공된다.

데라모라 수석이사는 시스코는 (IoT 환경에서) 스마트폰이 개인용 센서 역할을 수행하듯, 네트워크 인프라가 '산업용 센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고자 한다며 본질적으로 앱을 돌리는 장치들이 서로 가깝게 작동하는 인터페이스를 갖춰 포그(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IoT 환경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루려면 사용자 인접 위치(로컬)에서 더 많은 처리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원이 집중된 클라우드가 네트워크를 비효율적으로 쓰게 된다는 점에서 포그컴퓨팅이 필요해진다는 지적이다.

포그컴퓨팅 환경은 클라우드에서처럼 매번 중앙 서버와 데이터 송수신을 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분산처리 개념을 적용한 셈이다. 이론적으로 접속 횟수와 소비 대역폭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덕분에 데이터가 오갈 동안 지연 현상이나 각 지점마다 잠재된 장애 가능성도 해소된다.

시스코의 포그컴퓨팅 전략을 집약한 기술이 'IOx'다. 간단히 말해 IOx는 IoT용 앱 개발 프레임워크다. 시스코는 IoT 환경에 필요한 컴퓨팅, 네트워크 자원 통합 플랫폼을 IOx에 담았다고 강조한다. 향후 시스코 네트워크 하드웨어 제품에 내장될 플랫폼이자 그것으로 구성되는 인프라에 적용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다.

다음은 귀도 주레(Guido Jouret) 시스코 IoT그룹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의 설명이다.

리눅스와 시스코 (네트워크장비 운영체제) IOS를 결합한 게 IOx다. 센서 데이터로 네트워크 말단부에 인접한 곳에서 데이터가 처리되는 앱을 만들 수 있다. IoT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중 중앙서버까지 보낼 중요 데이터만을 분리하는 분석 작업에도 필요하다. 이로써 대역폭 소비를 줄이고 실시간 응답을 실현할 수 있다.

시스코는 IOx 프레임워크를 통해 파트너와 독립소프트웨어개발사(ISV), 솔루션 제공업체들도 이득을 얻을 거라는 입장이다. 사용자 기기가 가까운 네트워크 장비와 연결돼 구동하는 '브링유어오운앱(BYOA)'과 이 연결을 위한 '브링유어오운인터페이스(BYOI)'를 신규 사업 기회로 제시한 것이다.

시스코로부터 BYOA와 BYOI의 구체적인 의미는 설명되지 않았지만, 시스코는 파트너와 ISV와 솔루션업체에 특정한 인터페이스와 앱 구현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IOx 플랫폼 기반 앱을 만들고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랫폼 배치와 구현 과정이 매우 단순화된다는 게 주레 부사장의 주장이다.

IOx 개념은 이제 막 소개됐을 뿐이다. 이를 위한 시스코의 IoT 파트너 생태계 확보 노력도 시동 단계다. 본사가 기술 전략을 구체화한 만큼 시스코코리아가 국내서 IoT를 겨냥한 인프라 솔루션 확산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스코코리아는 그간 국내 IoT 시장이 개화하길 기다리며 라우터와 스위치에 초점을 맞춘 코어네트워크 기반사업에 주력해 왔다. 향후 IoT로 연결될 수 있는 여러 센서 네트워크와 인프라 구축 사업이 수행되고 있지만 전체 시장 분위기는 초기 형성 단계에 해당한다. IOx 생태계 확보를 위한 전초전이었다.

다음은 시스코의 국내 IoE 부문 사업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기영삼 시스코코리아 IoE 이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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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모빌리티, 위치추적, 빅데이터 등 서로 다른 관점에서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는데 결국은 이것들이 IoT, IoE로 묶인다. 워낙 큰 화두라, 정부와 각 산업계 활동 주체들이 적극 나서줘야 실현된다. 시스코 입장에선 초기 시장에 함께 진입하고 솔루션을 함께 발굴해 줄 전문업체나 창의적인 벤처 파트너가 필요하다.

시스코의 IoT 전략은 오는 3월 5일 지디넷코리아가 'IoT, 비즈니스 미래 지형을 바꾸다'를 주제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전 2014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