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는 왜 QHD 대신 풀HD 썼을까

AP·램·배터리 고려…시장성에도 회의론

일반입력 :2014/02/25 14:16    수정: 2014/02/25 17:5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가 전격 공개됐다. 제품 공개를 앞두고 갤럭시S5에 초고해상도(QHD) 디스플레이가 채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전작인 갤럭시S4와 동일한 풀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S5에 탑재된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등 제반 부품의 최적화 문제와 함께 QHD 스마트폰의 시장성에 대한 의문부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삼성 모바일 언팩 2014'를 열고 신제품 갤럭시S5를 공개했다.

갤럭시S5는 갤럭시S 시리즈의 다섯번째 모델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다. 특히 앞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가 세계 최초 QHD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갤럭시S5에 초고해상도 QHD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다.

베일을 벗은 갤럭시S5에는 QHD(2560×1440)가 아닌 풀HD(1920x1080) 해상도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갤럭시S4의 4.99인치에 비해 화면크기가 5.1인치로 다소 커졌지만 해상도 개선은 없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QHD 패널 개발을 완료한 상태인 만큼 이를 구동하기 위한 제반 부품들의 성능 최적화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QHD는 일반 HD(720×1280)의 4배인 WQHD 해상도를 지칭하며 2K라고도 불린다. 6인치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인치당화소수가 490ppi까지 높아진다.

업계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밀도가 높아지면서 처리해야하는 영상데이터의 양도 많아지면서 전력소모량도 높아진다면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DDI), 램(RAM) 등 제반 부품의 성능도 이를 받쳐줘야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에 많은 부담이 가중되면서 높은 해상도를 처리할 수 있느냐가 성능의 관건이 된다. 갤럭시S5에는 국가별 출시 모델에 따라 퀄컴 2.5GHz 쿼드코어 스냅드래곤801 프로세서와 자체 AP인 삼성전자 2.1GHz 옥타코어 엑시노스5422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스냅드래곤801은 전작인 스냅드래곤800에서 그래픽 성능을 끌어올린 부분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이미 비보는 자사 QHD 스마트폰인 'X플레이 3S'에 스냅드래곤800을 탑재하면서 스냅드래곤800의 QHD 해상도 처리 성능을 입증했다.

반면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5422가 QHD 해상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엑시노스5422는 전작 엑시노스5420을 소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동작속도가 전작 1.9GHz(리틀코어는 1.3GHz)에서 2.1GHz로 높아지고 최대 8개의 코어를 필요한 수만큼 작동시킬 수 있는 빅리틀 멀티프로세싱(HMP)을 최초로 적용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개선했다.

소프트웨어적인 진전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작과 동일한 28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면서 성능과 전력소모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20나노 공정기술은 28나노에 비해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전력소모와 처리속도를 20~30% 가량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5의 배터리 용량 역시 2600mAh로 전작 갤럭시S4이 배터리용량 2800mAh 대비 고작 약 7% 늘어나는데 그쳐 높아진 해상도와 AP 성능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RAM 용량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3의 3GB보다 작은 2GB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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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HD 스마트폰의 시장성에 대한 의문도 따라붙으면서 전략적인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풀HD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고작 1년이 흘렀고 QHD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초기 형성단계라는 점이 고려요소다.

업계관계자는 “여전히 스마트폰에 QHD 디스플레이는 오버스펙이라는 회의론이 있는 상황에서 QHD 스마트폰을 선보일 경우 가격 문제에 더해 얼마나 많은 수요가 발생할 지 의문”이라면서 “지난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풀HD 디스플레이가 올해 본격 대중화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삼성전자도 풀HD쪽으로 물량을 많이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