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IoT도 애플식 통합 전략 쓴다

일반입력 :2014/02/24 15:33    수정: 2014/02/24 15:33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바라보는 오라클의 입장은 이번에도 플랫폼 전략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라클 에브리웨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오라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다수가 IoT와 관련되어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긴밀히 통합해 성공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래리 엘리슨은 기업용 솔루션 분야에 애플식 통합 전략을 도입했다.

애플의 통합 전략은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와 함께 개발해 최적화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하고, 거기에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란 서비스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에 기반한다. 애플은 통합전략을 위해 다소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부정적인 측면을 상쇄한다.

오라클 통합 전략도 기본적 틀에선 애플과 같다. 오라클이 보유한 수많은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그에 특화돼 개발된 하드웨어에 최적화해 함께 공급한다.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병행해 솔루션과 서비스를 매끄럽게 연결한다. 애플과 오라클의 이런 통합 전략은 다시 ‘플랫폼 전략’으로 치환된다.

오라클이 바라보는 IoT에 대한 시각은 여느 대형 IT회사와 다르지 않다. 수많은 디바이스들이 정보를 모으고, 정보가 한곳으로 모인 뒤 다양한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가 사람에게 서비스로 제공된다.

하지만 오라클 스스로 IoT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라클은 누군가 IoT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전반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IoT 인에이블러'를 자임한다.

일단 상황인지 센서가 투입되는 디바이스엔 경량화된 자바ME 임베디드가 탑재된다. 그리고 디바이스에서 전송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이트웨이에 자바 임베디드와 오라클이벤트프로세싱, 데이터베이스(DB)를 둔다.

취합된 데이터는 네트워크를 거쳐 오라클 퓨전미들웨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엑사리틱스 등의 인프라로 들어간다. 이 인프라는 오라클 클라우드로 대신할 수 있다.

인프라로 가공된 정보는 오라클의 시벨 CRM, 퓨전애플리케이션, 오라클 산업특화 솔루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분석되고, 다시 서비스에 그 결과를 반영한다.

이런 전반적인 순환구조가 오라클에서 말하는 IoT 플랫폼이다. 이를 보면 IoT에 있어 오라클은 어느 회사보다 광범위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자바를 필두로 디바이스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손길을 뻗지 않는 곳이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IoT에 대한 기본 철학도 충실히 따르는 모습이다. IoT와 기존 사물통신(M2M)의 차이점은 흩어져있는 정보를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분석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존재여부다. 특히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자동화돼 실시간으로 유용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느냐가 IoT와 M2M을 가르는 결정적 경계를 만들어낸다.

오라클은 자사가 제공하는 여러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최적화된 전용 하드웨어는 성능을 더욱 높여준다. 데이터는 유용한 정보로 만들어져 사람의 어떤 활동을 한 수준 더 높여준다.

오라클 IoT 플랫폼의 적용 사례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나이키 퓨얼밴드와 오라클팀USA 요트선수단이다.

나이키는 퓨얼밴드를 통해 전세계 800만 사용자의 신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그를 분석한 결과를 다시 사용자의 아이폰으로 전송해 보여준다. 이 작업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나이키 디지털 스포츠 플랫폼은 오라클 코히어런스와 엑사데이터로 이뤄져 있다. 800만 사용자의 일간 운동정보의 데이터 그리드 규모는 분당 15만건 요청에 달하며, 다뤄지는 오브젝트는 4천만개에 이른다.

오라클팀USA 요트팀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4회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에서 우승했다. 오라클팀USA는 막대한 투자를 받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투자는 IoT 플랫폼을 활용하는데 이뤄진다. 오라클팀USA의 요트엔 400개 이상의 센서가 부착돼 있어 풍속, 풍향, 돛대의 상태, 배의 움직임 등을 데이터화한다.

이를 분석팀에 넘겨 가장 빠른 조종법을 도출하게 된다. 또한, 요트에 탑승하는 각 선수들은 손목에 PDA를 차고 있어, 분석팀에서 보내는 정보에 맞게 배의 움직임과 전략을 결정한다. 이 작업은 모두 오라클 IoT 플랫폼에 의해 처리된다.

마크 바튼 오라클 일본및아태지역 글로벌 ISV/OEM사업부 부사장은 “오라클팀USA의 사례는 IoT를 비즈니스의 강점으로 이어간 좋은 사례다”라며 “사람뿐 아니라 요트의 무게, 방향 등을 상황에 따라 데이터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변경하는데, 마찬가지로 비즈니스도 실시간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적용해야 하는 요구사항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는 “오라클은 자바 플랫폼과 CEP, 검증된 보안 기능,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등을 고객과 파트너가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드시스템과 클라우드로 제공한다”라며 “고객과 파트너는 우리의 플랫폼 위에 각자에 맞는 앱을 개발해 비즈니스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오라클의 IoT 전략은 오는 3월 5일 지디넷코리아가 'IoT, 비즈니스 미래 지형을 바꾸다'를 주제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전 2014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