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의 스마트카 선전포고 ‘삼성 기어2’

스마트폰 없이 단독 리모트, 자동차 노렸다

일반입력 :2014/02/23 11:00    수정: 2014/02/24 09:58

김태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모바일을 자동차와 연동하는 ‘스마트카’ 사업 진출 의지를 진하게 드러냈다. 인텔과 개발한 운영체제(OS) ‘타이젠’이 핵심 무기다.

그가 누차 강조해 온 이종산업과 스마트 기기 간 융합의 중요성이 실제 연구 결과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 개막을 앞두고 손목 착용형 신제품 ‘삼성 기어2’를 공개했다. (기사 - 삼성 타이젠 탑재 '기어2' 공개…4월 출시)

이 제품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타이젠을 OS로 탑재했다. 스마트폰 없이 이종 제품을 제어하기에 ‘타이젠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부족’은 큰 약점이 못 된다.

적외선 송신모듈(IrLED)로 적외선 센서 기반의 TV, 셋톱박스, AV 리시버 등을 원격 제어한다. 에어컨의 전원과 온도, 풍량 조절까지 ‘삼성 기어2’로 자유자재다.

■타이젠 역할 키우기, 결국은 자동차

이는 스마트폰의 리모트 기능들과 비슷하지만 뒤에 깔린 삼성전자의 전략은 한참 멀리 나갔다. TV와 에어컨 다음은 자동차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 기어2’는 타이젠 OS로 향후 자동차와 TV 등을 연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카’가 먼 미래를 본 연구과제 정도로 분류했지만 ‘삼성 기어2’ 공개는 내부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타이젠이 태생부터 모바일과 이종산업 융합에 맞춰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는 물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탑재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 비욘드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키워드로 크로스 카테고리 컨버전스로 정하고 자동차 시장을 연구한 배경에도 이 같은 타이젠의 특성이 자리했다.

신 사장은 지난해 지디넷코리아-씨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타이젠을 안드로이드 대안으로 키운다는 것은 오해”라며 “이종 산업 융합은 다양한 부품부터 제품까지 모두 갖춘 삼성전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애플의 스마트카도 액셀 밟았다

결국은 또 숙적 애플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애플은 지난해 6월 ‘iOS7 in the car’라는 플랫폼을 발표했다. 아이폰과 자동차에 내장된 대시보드 시스템 간 긴밀한 통합이 주 내용이다.

자동차에 이 기능이 들어가면, 아이폰5를 차량에 연결하고, 빌트인 디스플레이와 아이즈 프리같은 툴을 사용한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전화를 쉽게 걸며 음악을 듣고,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애플은 올해 이 기능과 관련한 중대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의 아이워치와 함께 나올 가능성도 적잖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더 빨라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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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MWC 기간에 ‘삼성 기어2’ 뿐만 아니라 개발자 대상으로 타이젠 홍보를 누차 진행할 예정이다. 타이젠이 외면 받으면 스마트카는 시작도 못 해보고 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이 이미 이종산업 융합 분야로 옮겨갔다”며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강공은 애플에 대한 선공으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