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도 재벌이 과점?…점유율 45% 돌파

민주당 최원식 의원

일반입력 :2014/02/16 13:38    수정: 2014/02/17 09:36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알뜰폰(MVNO) 시장에서 재벌 계열사 점유율이 45%를 넘어섰다.

2011년 말 10%로 출발, 2012년 30%를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45%로 급증했다. 알뜰폰 시장이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인 재벌들의 과점 체제로 굳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최원식 의원(민주당)은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 248만여명 중 CJ헬로비전, SK텔링크, KCT, KT파워텔, KT텔레캅, 이마트 등 재벌기업 계열사의 가입자는 110만4천여명에 이른다고 16일 밝혔다.

업체별로는 CJ헬로비전(59만9천304명)이 24%, SK텔링크(37만1천497명) 15%로 두 업체 가입자 점유율만 39%에 달했다.

KCT(7만5천968명)는 3%, KT파워텔(4만3천224명)는 2%였고 지난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와 KT텔레캅은 각각 0.4%와 0.1%를 기록했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홈플러스와 삼성계열사 에스원의 가입자 수는 빠져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3월과 9월에 영업을 개시한 홈플러스와 에스원이 연말까지 각각 4만여 명과 9천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를 더할 경우 재벌계열사 점유율은 45%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7월 제도 도입 당시 알뜰폰 사업자 13개 중 KT파워텔과 KCT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업체였고, 그 해 연말 가입자 현황을 보면 스페이스네트(17만3천781명, 30%), 에넥스텔레콤(16만3천516명, 28%), 프리텔레콤(5만9천735명, 10%), 에버그린모바일(4만5천872명, 8%) 등 1위에서 4위까지의 사업자가 모두 중소업체였다.

중소업체들이 터를 닦은 알뜰폰 시장은 2012년 1월과 6월 CJ헬로비젼과 SK텔링크가 뛰어들면서 양상이 달라져 2012년 말 두 업체가 각각 20만7천342명과 7만9천251명을 확보하고 KCT 6만1천604명, KT파워텔 2만6천13명을 더해 재벌계열사 점유율이 단 숨에 30%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홈플러스, 이마트와 함께 삼성계열사인 에스원까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어 막대한 자금력과 강력한 유통망, 재벌의 후광효과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최원식 의원은 “알뜰폰 시장 확대는 기존 이동통신사 통신망을 빌려 30% 안팎의 싼 요금제로 가입자가 늘어난 것인데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면서 “정부는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관련제도를 도입한 이래로 150억원 규모의 3년 치 전파사용료 면제, 번호이동 처리 전산개발 비용 면제, 도매대가 인하,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유효기간을 2016년 9월까지 3년간 연장, 망내 음성 무제한 요금제 등 신상품을 비롯 LTE서비스, 컬러링, MMS 등 도매제공의무 서비스 확대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 부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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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알뜰폰 시장이 재벌의 과점체제로 굳어질 경우 사업자간 경쟁이 둔화되어 통신요금 인하와 가계 통신비 절감도 어려워질뿐더러 중소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에 따라 “알뜰폰 시장이 재벌계열사의 독무대가 되어가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과거 6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했던 이동통신 시장이 결국 3개 사업자 과점체제로 재편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라는 애초 취지가 살아날 수 있도록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