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장은 요즘 프리젠테이션 준비로 분주하다.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기작 ‘갤럭시S5’를 공개할 예정이며, 직접 무대에 오른다.
신 사장의 영어 프리젠테이션은 매년 ‘갤럭시S 시리즈’를 소개하는 핵심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일반 직원 시절 외국 바이어 상대를 위해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특별한 쇼맨십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세계가 주목한다.
이 프리젠테이션 전까지 삼성전자는 신제품 정보를 꽁꽁 묶어놓는다. ‘보스’가 무대에서 설명할 내용을 청중들이 이미 다 아는 것은 임직원들에게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갤럭시S5’도 마찬가지다. 국내외에서 이미 ‘유출’, ‘추정’ 등의 정보가 나왔고, 일부는 실제로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철저하게 입을 닫는다.
공식 행사 초대장에 ‘갤럭시S5’라는 단어조차 없다. 상자에서 ‘5’라는 숫자가 나오는 그림으로 암시만 했을 뿐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대외에 이를 ‘신제품’이라고만 설명한다.
이런 전략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쟁사 애플의 '전매특허'였다. 신비주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업은 감추고 그럴수록 소비자는 더 알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독자가 원하는 만큼 언론은 정보를 캐기 위해 주력한다. 돈 한 푼 안 들여도 저절로 장기간 티저 광고가 되는 셈이다.
제품에 대한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쉽게 쓸 수 없는 마케팅 전략이다.
그래서 신비주의 마케팅은 1등 제품과 1위 기업이 가지는 '시장의 프리미엄'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박종석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장의 전략은 신 사장과 반대에 가깝다. 대중이 궁금해 하는 신제품 정보를 ‘공식 발표’로 조금씩 알려준다.
현재 출시 대기 중인 신제품은 이름이 ‘G프로2’로 1와트(W) 스피커와 전작보다 뛰어난 ‘카메라 손 떨림 보정(Optical Image Stabilizer, OIS)’을 탑재했다.
LG전자는 기존의 ‘OIS’보다 뛰어난 ‘OIS플러스’ 기술을 개발했다. 하드웨어 기술은 기존 ‘OIS’와 같고 소프트웨어적인 ‘전자 이미지 시스템(Electro Image System, EIS)’를 더한 것이다.
모두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박 사장의 지시로 LG전자가 언론에 공개한 내용들이다. 예고편이다.
더 나아가 박 사장은 ‘G프로2’를 MWC 시작 전인 오는 13일 한국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갤럭시S5’가 나오기 전 ‘G프로2’의 모든 것을 알게되는 셈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에 크게 못 미치지만 기술력은 앞선다고 자부해왔다. LG전자가 이번에는 또 어떤 스마트폰 신기술을 보일지 세계적 관심이 큰 것도 사실이다.
박 사장은 이 부분을 겨냥, 개발에 성공한 선도 기술들을 제품 공개 전 대중에 알리면서 주목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사에 대한 선제공격 의미도 담겼다.
1등을 추격하는 기업들이 쓸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이다.
업계 한 마케팅 전문가는 “1위는 가만히 앉아서도 광고를 하는 것과 같은 시장 프리미엄을 누리게 된다며 추격 업체들의 마케팅이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1위를 따라잡을 때까지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하지만 문제는 돈도 더 적다는 점이다.
이 전문가는 기업에서 혁신이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에 단 한 번이라도 혁신의 이미지를 심어주면, 마니아가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비밀주의는 마케팅 싸움이기도 하지만 그 근본은 마니아 층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 LG전자 ‘G프로2’ 13일 공개…삼성에 선공2014.02.07
- 갤럭시S5 스페인서 24일 공개…초대장 발송2014.02.07
- LG전자 “올 하반기 G3로 반격 나선다”2014.02.07
- LG폰 박종석, 적자속 사장 승진…칼 갈았다2014.02.07
똑같은 텍스트라도 기업이 주장하는 것은 광고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기사다.
팩트는 변하는 게 아니지만 신뢰도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