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스냅챗 지분 다툼 끝나지 않았다"

'유령 메시지' 원천 아이디어 보유자에 유리한 명령

스냅챗 지분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판사가 '원천 아이디어' 제공자에 유리한 명령을 내렸다.

4일(현지시각) 미국 씨넷은 스냅챗 공동 창업자였던 레지 브라운이 현 최고경영자(CEO)인 에반 슈피겔과 스냅챗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게리 클라우스너 판사는 사건을 당초 소송이 접수됐던 주법원으로 환송해 재판을 계속하자는 브라운 측 변호인단의 손을 들어줬으며, 소송을 무마시키려 했던 스냅챗 측 요청은 거절했다.

스냅챗은 최근 미국 내 개인정보 보호 바람을 타고 크게 성장한 이른바 '유령 메신저 앱'이다. 스냅챗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나 사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 페이스북에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한 10대들이 스냅챗에 열광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3조원에 인수 제안을 했지만 스냅챗이 이를 거절했다.

브라운은 스냅챗의 원형 아이디어가 자신에게 나온 것이며, 따라서 그에 합당한 지분을 돌려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브라운은 사교 모임에서 만난 친구 슈피겔에 사진이 사라지는 메시지 앱이란 아이디어를 냈고, 슈피겔은 다시 친구인 바비 머피에 이를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세 명의 친구는 2011년 여름 토요타 드라이브에 위치한 레지던스에서 함께 지내며 '스냅챗'의 원 모델인 '피카부'를 만들었다. 기술력이 없던 브라운은 이 기간 새 앱의 마케팅과 특허 출원을 맡았으나 곧 조직에서 퇴출됐다.

브라운은 자신이 스냅챗의 초기 아이디어를 냈으며, 로고와 유령 캐릭터를 디자인 했고 초기 투자를 했다는 점을 들어 현재 스냅챗의 지분 3분의 1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자신에 돌아와야 할 상당한 몫의 지분이 부당하게 다른 이에게 이양됐다는 주장이다. 비상장 회사인 스냅챗은 현재 시장에서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창 진행중인 소송에서 클라우스터 판사의 결정이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미국 언론의 시선이 집중 되고 있다. 그간 스냅챗 측 변호인단은 이 사건이 브라운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데 집중해 왔다. 지난해 11월 스냅챗 측 변호인단은 주 법원에 브라운이 녹화된 증언을 미디어에 유출하는 등 법원의 명령을 위반했다며 브라운의 행동을 막기 위한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브라운과의) 문제는 (지분 다툼이 아닌) 저작권 이슈라며 이는 연방법원에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