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전쟁, 3년안에 결판날 것"

김성민 한국IBM 상무, 아마존과의 빅매치 예고

일반입력 :2014/01/26 12:28    수정: 2014/01/26 15:22

IBM이 x86서버 사업을 중국의 레노버에 팔았다. 이에 대해 돈안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인 클라우드 서비스쪽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아마존과 건곤일척의 한판승부를 벌이려는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IBM은 언제부터인가 아마존을 직접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가급적 경쟁사 얘기 잘안하는 보수적인 IBM이 클라우드에 대해서 만큼은 이례적으로 아마존을 꼬집는 멘트를 날린다는 것은 구경꾼들 사이에서 'IBM이 좀 급해졌구나'라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급해졌다는건, IBM이 앞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대단히 속도를 낼 것임을 예고한다.

분위기는 이미 이렇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IBM 본사는 물론 한국IBM도 클라우드를 전진배치하기 시작했다.

IBM 클라우드 사업의 중심에는 지난해 인수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레이어'가 있다. 소프트레이어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가상화 화경에서 제공해 필요한 만큼 인프라를 빌려쓰도록 서비스하는 서비스형인프라(IaaS)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IBM도 올해 소프트레이어 사업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호스트웨이 대표를 지낸 김성민 상무를 영입하고, 소프트레이어 사업에 투입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김성민 상무는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대권 레이스는 3년이면 결판날 것이기 때문에 그안에 승부를 낼 수 밖에 없다며 IBM이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길다면 길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둘러싼 대권레이스에서 3년은 너무 촉박한 타이밍일수도 있다. 그런만큼 뭔가 일을 내려면 IBM 역시 총공세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김 상무가 3년을 자꾸 언급하는건 나름 이유가 있다.

우선 클라우드는 한번 쓰면 다른 서비스로 바꾸기가 어렵다. 서비스 회사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민 상무는 “사용자들 입장에서 HP서버, IBM서버, 델 서버는 그냥 다 똑 같은 서버이기 때문에 델에서 HP로 옮긴다고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짤 필요가 없었지만 앞으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개발자들이 좀 더 IT자원에 깊숙이 개입하게 됨으로써 클라우드 업체를 옮길 때는 코드자체를 바꿔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전에는 IT부문에서 개발과 인프라는 분리된 영역이었다. 물리적인 인프라를 다루는 일은 시스템 엔지니어만의 일이었다. 그러나 클라우드로 넘어오면서 개발자들은 API를 이용해 직접 가상의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개발자가 지금까지는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 플랫폼 위에서 움직였다면 클라우드 환경에선 개발자들이 플랫폼 자체를 코드몇 줄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클라우드의 이같은 특징은 판도 변화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라는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서비스로 옮기기 어렵다는 특징을 외면하고 시장에 늦장 대응하는 업체는 나중에는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경쟁은 지금부터 시간과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시간과의 싸움에선 초반에 어떤 업체가 의미 있는 점유율을 차지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다. 그리고 초반 레이스에서 남은 시간은, 앞서 김 상무가 언급한 것처럼 3년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3년간 거물급 기업간 클라우드 쟁탈전은 더욱 뜨어워질 것이다. 특히 IaaS를 장악하는 회사가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모두 지배할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 될 가능성이 높다. 3년간 IaaS를 장악하는 플레이어가 클라우드 시장 전체를 더 먹을 수 있도 있다는 얘기다. IBM이 요즘 소프트레이어를 앞세워 IaaS 시장에 대단히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름 잘하고 있는 만큼, IBM이 끼여들 공간이 있을까?

김 상무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김 상무는 IBM의 가장 큰 무기는 인프라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면서 소프트레이어도 데이터센터에서 출발한 아키텍처를 갖고 있다 보니 네트워크부터 베어메탈(가상화를 거치지 않고 하드웨어에 바로 IT자원을 자동 할당하는 기술), 퍼블릭 클라우드가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점이 경쟁사 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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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고 있는 시장도 경쟁업체보다 넓다고 강조한다.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주요 고객은 모바일 앱, 모바일 게임사였다. 이들 사업은 고성능 서버 파워를 요구하지 않아 클라우드에서 쓰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IBM은 가상머신(VM)과 베어메탈을 혼용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기존 모바일 게임, 앱 회사는 물론 온라인 업체들과 엔터프라이즈까지 시장을 확대해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는 데이터베이스 서버는 VM에서 못 돌린다는 게 사실상 정설인데 소프트레이어는 그런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