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로라’ 괴물 실종…초저가 박리다매

50달러 스마트폰까지 암시…중국과 경쟁

일반입력 :2014/01/23 16:20    수정: 2014/01/24 07:26

김태정 기자

지난해 3분기 50만대에 그친 ‘모토X’ 판매량은 구글과 모토로라에게 큰 충격을 줬다. 구글이 처음으로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폰이지만 망해가던 모토로라의 전작들과 성적이 비슷했다.

한 마디로 ‘구글로라’ 효과는 없었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맞서 모토로라 스마트폰 점유율을 올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 기간 구글의 스마트폰 사업부문 매출은 11억3천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7억7800만 달러 대비 36% 추락했다. 영업손실은 2억4천800만달러에 달했다.

근래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0위 안팎. 기간 마다 다르지만 2% 정도 점유율 챙기기도 어렵다. 구글에게 쓰라린 부분이다.

때문에 근래 모토로라의 초저가 스마트폰 전략은 고급형 시장에서의 백기 투항으로도 읽힌다. ‘모토X’처럼 구글이 힘을 쏟은 슈퍼폰을 만들어도 성적 기대가 어렵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영국 트러스티드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저가형 (스마트폰) 제품이 50달러가 될 수 없는가? 우리가 밀어 붙일 것이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50달러대 스마트폰 출시를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모토로라가 ‘모토G’라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179달러에 내놨다. 약정 없는 출고가 179달러는 중국산 수준이다.

결국 모토로라 스마트폰의 공략 대상은 미국과 유럽의 고급형 시장이 아니라 저가 제품 위주 신흥국들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미 ‘모토G’는 중국산과 경쟁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확산을 위해 모토로라 저가폰을 찍어낸다고 말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설명이다. IDC가 조사한 지난해 3분기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무려 8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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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안드로이드 점유율 확산이 급하다고 해도 모토로라 제품이 해결책이 되기에는 경쟁력이 너무 낮다.

몰락한 노키아도 초저가 스마트폰들을 뿌리고 있지만 모토로라는 구글이 구원투수를 자처했기에 부진이 더 우울하다.